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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반도의 남쪽 끝 매화의 섬 진도 '관매도'에 가보니

강성명 기자
기사승인 : 2023-11-09 16:24:12
산림청, '곰솔숲' 전국서 가장 아름다운 숲 1위 선정
관매 5경 '하늘 다리' 주민 생계 필수 요소

"이게 바로 해송으로 400년 된 인공림 곰솔숲입니다"

 

전남 진도항에서 배를 타고 1시간 30분, 다도해 절경을 자랑하는 국립공원 1호 명품마을 '관매도'가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며 눈앞에 나타났다.

 

▲ 진도 관매도 1경 '관매해변'과 '곰솔숲' [강성명 기자]

 

선착장에 도착하자 가장먼저 관매 8경 가운데 1경에 꼽히는 관매해변과 하늘 높이 솟아 있는 '곰솔숲'이 취재진을 반겼다.

 

나무 겉 색상이 검정이어서 '검솔'로 불리기도 했다.

 

곰솔숲은 전남 나주에 사는 함씨 가족이 관매도에서 정착하기 위해 겨울 북서풍과 모래바람을 막는 용도로 지난 1600년대에 조성한 '인공림'이다.

 

산림청에서 선정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해송에 기생하는 '일엽초'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6월부터 9월까지는 일명 '텐트족'들이 관매도 곰솔숲에 몰려든다.

 

▲ 관매해변에서 바라본 노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 제공]

 

1년 중 이맘때만 숲 밑에 텐트를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먹을 게 부족한 섬 지역 특성상 마을 주민들은 곰솔숲에서 자라는 고사리를 뜯어 반찬으로 사용했습니다"

 

함께 동행한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진도분소 김미선 자연환경해설사의 말이다.

 

관매도에서 묵을 경우 먹을 재료가 많지 않아 며칠 전 미리 식당 예약을 해야한다고 팁을 줬다.

 

관매도는 제주도로 귀향 가던 선비가 해변에 핀 해당화를 보고 "매괴화를 볼 수 있구나" 하니 뱃사공이 이를 '매화꽃'으로 듣고 지어진 이름이다. 실제 섬에 매화가 없다 보니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매화나무를 따로 심어 섬 이름 값을 하고 있다.

 

▲ 천연기념물 제212호 관매도 '후박나무' [강성명 기자]

 

관매마을로 발걸음을 옮기자 멀리서도 웅장함을 나타내는 아름드리 두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관매도를 묵묵하게 지키는 천연기념물 제212호 '후박나무'다. 수령은 무려 800년이다. 종이에 소원을 적고 엮은 짚을 나무 둘레에 묶는 소박한 행사도 열린다. 

 

후박나무에서는 새마을운동 전인 1970년대까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신제'가 열렸다.

 

천신제를 모시는 젊은 사내는 행사 1년 전과 제사 후 1년 동안 몸을 신성시 해야 한다. 혈기 왕성한 젊은 나이에 금기를 깰 경우 벼락을 맞아 죽었다고 한다.

 

▲ 관매 8경 '벼락바위'에는 벼락은 맞은 듯 바위 파편이 널브러져 있다. [강성명 기자]

 

그 장소가 관매 8경인 '벼락바위'라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바로 옆 폐교는 한때 학생 700명이 다녔을 정도로 북적였다. 지금은 관매도 3개 마을 110여 가구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인근에 자리잡은 관매마을의 유일한 농터, 4월엔 유채꽃을 9월에는 메밀꽃을 감상하며 주민들이 벼 대체작물로 관광객을 위해 심은 것이다.

 

옥황상제 자녀들이 공기놀이로 사용했다는 관매 3경 '꽁돌바위'에는 커다란 왼쪽 손자국이 선명하다.

 

'해양타포니'라는 현상으로 생겨난 것으로 바닷물과 거센 바람에 침식하면서 생긴 모양이다.

 

▲ 관매 5경 '하늘 다리'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 제공]

 

배를 타고 이동하는 길에 관매 5경이자 명물인 '하늘 다리'를 접했다.

 

옛 주민들은 전복 등 수산물을 수확하기 위해 높이 50m에 이르는 두 절벽에 통나무를 놓고 건너야 했다. 하늘 다리는 주민 생계를 위해 꼭 필요한 다리다.

 

관광객을 위해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투명 발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안전 문제로 철거됐다.

 

친구들끼리 절벽을 건너다 좋아하는 남녀 둘만 놔두고 집에 돌아갔다는 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 남근바위라 불리는 관매 2경 '방아섬' [강성명 기자]

 

남근바위라고 불리는 관매 2경 '방아섬'은 높이 10m의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아이를 갖지 못한 여성들이 이곳에서 기도하면 자녀를 갖는다고 전해진다.

 

다도해국립공원 서부사무소 박휘성 해설사는 "남근바위를 다녀간 관매도 주민들은 '쌍둥이'를 낳았고,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도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관매 8경 가운데 일부는 선박을 이용하지 않고는 멋드러진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진도군은 "선박을 이용한 관광상품 개발도 수지타산 문제로 쉽지 않은 상태다"고 밝혀 당분간 제대로 된 관매 8경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관매도는 지난 2011년 1월 ‘국립공원 제1호 명품마을’로 조성됐다. 10년마다 한 번씩 구역이 조정되는 국립공원 특성에 마을 주민들이 직접 환경부 장관에 건의문을 보낼 정도로 국립공원 존치를 희망한 첫번째 마을이다.

 

▲ 관매도 항공 전경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 제공]

 

다도해국립공원과 진도군은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관매도 '풍란'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인공 증식에 노력하는 등 풍란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관매도는 전남 진도항에서 오전 9시 30분, 오전 10시 30분 하루 두 차례 출항한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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