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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66년 만에 '헌법불합치'…관련 법 어떻게 바뀌나

황정원
기사승인 : 2019-04-11 15:47:28
재판관 7대 2 의견 헌법불합치 결정
"낙태 전면금지는 위헌…임신초기 낙태 허용해야"
"임산부 동의받아 낙태 수술한 의사 처벌도 위헌"

헌법재판소가 11일 낙태죄 관련 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때 낙태를 범죄로 규정한 지 66년 만이다.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낙태죄 처벌 위헌 여부를 판결하기 위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착석해 있다. [문재원 기자]


헌법재판소는 이날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자기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헌법불합치 4명·단순 위헌 3명· 합헌 2명)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형법 269조(자기낙태죄)는 임신한 여성이 낙태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270조(동의낙태죄)는 의료인이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 심판에서는 태아의 발달단계나 독자적 생존능력과 무관하게 낙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이에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임신한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의사를 처벌하는 동의낙태죄 조항도 같은 이유에서 위헌"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다만 낙태죄 규정을 곧바로 폐지해 낙태를 전면 허용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2020년 12월 31일까지 낙태죄 관련 법조항을 개정하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기한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낙태죄 규정은 전면 폐지된다.

헌법불합치란 위헌 결정으로 해당 법률을 바로 무효화하면 법적 공백이 생기거나 사회적 혼란이 생길 수 있어 국회에 시한을 주고 법 개정을 유도하는 결정이다. 반면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이 낙태죄를 단순 위헌으로 판단할 경우 형법의 낙태죄 조항은 즉시 효력을 잃게 된다.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이 사건의 직접 당사자인 A씨는 물론 낙태죄로 기소돼 재판 중인 피고인들에게 공소기각에 따른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또 2012년 헌재의 합헌결정 이후 기소돼 형사 처벌된 사람들의 재심청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선고가 나오자 시민단체 반응은 엇갈렸다.

낙태죄 폐지 찬성 측인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은 "여성을 인구조절의 도구로 사용해온 역사를 종결했다"며 "낙태죄에 대한 헌재의 헌법불합치 판결은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낙태죄 폐지를 반대했던 측은 "낙태는 살인이다", "태아의 기본 생명권을 부정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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