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매수자 발걸음 '뚝'
"재건축을 기다리던 집주인이 9·13 대책으로 세금 부담이 늘자 급매물로 내놨는데 이번엔 매수자가 없네요."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잠실주공 5단지에는 호가가 5000만원 이상 하락한 매물이 속속 등장했다. 전용면적 76㎡의 경우 9·13 대책 전 19억2000만원에 팔렸던 것이 18억5000만원∼18억7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전용 82㎡는 거래가격이 20억5000만원에서 2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3.3㎡당 1억원에 거래됐다는 소식에 정부가 진위 파악에 나섰던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 129㎡가 최근 37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시세보다 1억∼2억원가량 싸게 팔린 것이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한때 호가가 16억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15억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공인중계소 관계자들은 "집주인이 가격을 더 조정해줄 의사가 있다고 말했지만,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매도자 우위 기세도 한풀 꺾였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집값이 다락같이 오르면서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배액 배상을 하면서까지 계약을 해지를 요구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이 까다로워진 데다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에 일부 매수자는 계약 해지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대부분 매도자가 해지를 거부하면서 매도·매수자 간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급매물이 나오면서 호가 상승은 멈췄지만,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긴 어렵다. 대다수 매물이 여전히 실거래 최고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가가 16억원에서 15억원 안팎으로 떨어진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지난 8월 실거래가격은 14억원이었다.
아현동의 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들이 이전처럼 호가를 올리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최고 실거래가는 받고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2차 아파트는 9·13 대책 이후 대형면적을 중심으로 실거래가보다 3억원 가까이 낮은 물건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집주인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저울질하다가 매도를 보류했다.
서울 대다수 지역에서 매수자의 발걸음은 끊겼다.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데다가 집값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잇따라 강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데다가 생각보다 집값이 많이 내려가지 않은 것도 매수 의향을 접는데 영향을 미쳤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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