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한항공·아시아나 '조종사 서열' 갈등 표면화…연말 통합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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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조종사 서열' 갈등 표면화…연말 통합이 고비

설석용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6-10-08 17:00:16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시니어리티' 쟁점 화두
조종사노조, 조정 취하…일단 파업 위기는 일단락
오는 12월 통합 법인 출범 전 서열 정리 필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통합을 앞두고 조종사 서열(시니어리티)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통합 이후 적용할 서열 기준을 놓고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사는 일단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서열 원칙을 둘러싼 논쟁을 잠시 미루고, 임금과 손실 보상 협상을 먼저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연말 통합 법인 출범 전까지 서열 문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대한항공 B787-10. [대한항공 제공]

 

8일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합의 취하하고, 사측과 '2024년 단체협약 및 2025년 임금협약' 교섭을 오는 27일까지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노사는 조정 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 6일 오후 4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13시간 동안 최종 조정회의를 진행했다. 노조는 조정이 결렬될 경우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 파업을 위한 절차에 나설 계획이었다.

 

두 항공사 통합은 2024년 12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해 지분 63.9%를 확보하고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양사는 브랜드와 법인, 운항 조직을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자회사 운영' 형태를 이어왔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 소속 조종사는 3179명, 아시아나항공 소속 조종사는 1089명으로 집계됐다. 예정대로 오는 12월 17일, 아시아나항공 법인이 최종 해산되고 통합 대한항공 등기가 완료되면 두 회사가 합쳐져 총 4268명 규모의 매머드급 조종사 조직이 탄생하게 된다. 

 

문제는 조직이 통합되는 시점에, 수천 명의 조종사를 하나의 명부로 묶는 '조종사 서열' 기준이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조종사노조 "실질적 보상안 제시해야"

 

조종사에게 서열은 기장 승격 순서, 선호 노선 및 스케줄 선택권, 대형기 전환 기회 등을 결정짓는 절대적 기준이다. 

 

1년에 걸친 교섭 동안 사측은 "서열 결정은 고유 인사권이므로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고수했고, 노조는 단체협약 및 개정 노동조합법을 근거로 교섭 대상임을 맞서며 평행선을 달려왔다.

 

특히 입사 시 요구되는 비행시간 기준부터 대한항공은 1000시간, 아시아나항공은 300시간으로 양사 간 원천적인 경력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이 시간의 차이와 더불어 사내 교육 시간까지 포함해 서열 정리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합이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 합병 과정에서 일부 민간경력 부기장의 경우 최초 입사일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최대 27개월의 근속이 인정되지 않고 기장 승격이 지연되는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조합은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출신(군·민간)과 관계없이 각자의 근속과 경력을 정당하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사측이 3주 안에 전체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상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 권고안의 핵심은 그동안 노사 교섭을 막아온 '소모적 원칙 논쟁'을 유예하고 갈등 해결의 순서를 바꾼 데 있다. 

 

지노위는 1년 내내 평행선을 달린 인사권 침해 여부나 세부 서열 산정 논쟁을 잠시 멈추고, 오는 27일까지 기장 승격 지연과 근속 소실에 따른 '대한항공 조종사 보상 문제'를 핵심 의제로 삼아 집중 타결할 것을 노사에 제시했다.

 

노조는 이 권고안을 수용하는 한편, 결렬 시 행동 방침도 명확히 세웠다. 노조 측은 이번 조정 취하가 쟁의권 포기나 사측 인사권 인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오는 27일까지 사측이 납득할 만한 보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교섭이 최종 결렬될 경우, 노조는 즉시 조정을 재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시 법적 쟁의권을 확보하고 파업 수순을 밟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이다.

 

'동계 스케줄'은 문제없어…연말 통합 법인 출범이 최대 분수령

 

이달 말부터 적용되는 동계 운항 스케줄은 현재 양사의 운항 조직이 분리돼 있어 서열 갈등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가 각각 소속 회사의 서열 명부에 따라 운항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임시 조치일 뿐이다. 노사가 오는 27일까지 기장승격 보상안을 성공적으로 타결하더라도, 12월 17일 통합 법인 출범 전까지 4200여 명 조종사의 통합 서열 명부를 확정짓는 거대한 관문이 남아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노사는 이번 지노위 권고를 수용하고 후속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쟁의권을 포기한 것도, 서열 문제를 사측의 인사권으로 인정한 것도 아니다"라며 "조정위원회의 권고를 존중해 기장 승격 지연과 근속 소실에 대한 보상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지만, 사측이 또다시 인사권 논리로 시간을 끈다면 권고안 절차에 따라 지체 없이 쟁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사측 관계자는 "회사는 기준과 원칙에 따라 원만한 타결을 위해 향후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오는 12월 정식 통합 법인 출범 전까지는 노사 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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