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생계·대환자금 연간 1조원 규모 신설
저소득층 1000만원 이하 빚, 3년간 잘 갚으면 나머지 탕감
서민금융지원체계가 바뀐다.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자에게 서민정책자금이 집중될 수 있도록 '긴급 생계·대환자금'이 신설된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서민들은 민간 자금시장으로 옮겨가도록 햇살론 등의 정책금융상품의 금리는 올린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 TF' 마지막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방안 최종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현재 미소금융(창업·운영자금), 바꿔드림론(고금리→저금리 대환자금), 햇살론(생계자금), 새희망홀씨(생계자금) 등 4대 정책상품을 중심으로 서민대출을 지원 중이다.

그러나 자금 회수 가능성 등의 사정으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서민들에게 지원이 집중됐다. 이 때문에 4대 정책금융상품 가운데 신용등급 6등급 이상 지원자는 61.9%에 이르지만 제도권 금융 이용이 사실상 어려운 8등급 이하는 9.2%만이 이용해온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저신용자들은 20%대 고금리 시장이나 불법 사채에 의지해 왔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저신용층 대상 '긴급 생계·대환자금'을 신설해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최고 금리 24%로 공급중인 '안전망대출' 금리를 10% 중후반대로 낮추고 지원요건을 완화하고 부실이 큰 '바꿔드림론'을 통합해 출시한다.
금리는 10% 중후반대로 하되 성실상환시 매년 1~2%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해 만기시에는 제도권 금융으로 연계해준다는 계획이다. 공급규모는 연간 1조원으로 내년 중 시행할 방침이다.
중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현행 정책금융상품의 금리는 상향 조정된다. 정부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4~6등급이 금리가 낮은 정책서민자금에 과도하게 의지하면서 시장 왜곡이 발생한다고 봤다.
이 때문에 햇살론과 새희망홀씨(8~10%대 금리) 등의 정책금융상품의 금리를 점차 올리는 동시에 민간 중금리대출인 사잇돌대출(14~18%대 금리)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자활지원 상품인 미소금융의 경우 저금리 기조는 유지하되 사업 지속성을 위해 현 4.5%에서 대출원가 수준인 6~7% 수준으로 올린다.

이 과정에서 수급불일치가 일어날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 금융위는 내년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최근 공급량 수준인 7조원으로 유지하되 최대 1조원의 추가 공급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채무조정 절차도 달라진다. 실업·폐업·질병 등으로 연체가 발생할 수 있는 차주에 대해서는 채권자 동의를 거쳐 연체 전 또는 연체 후 30일 이전에 워크아웃 제도를 도입하도록 '상시 채무조정지원 제도'가 추진된다. 연체 후 30일 이후부터 신용등급이 하락하기 때문에 그 전에 신속히 채무조정을 하겠다는 의미다.
채무감면율도 현재의 30~60%에서 20~70%로 확대된다. 불가피하게 연체에 빠진 사람들이 빠르게 경제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이외에도 개인회생과 개인워크아웃 등의 절차를 밟지 못했던 1000만원 이하의 소액연체자를 대상으로 특별감면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3년가량 성실하게 빚을 갚으면 잔여 채무는 면제해줄 방침이다.
중·저신용자에 특화된 신용평가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서민금융 특화 신용조회회사(CB사)' 인가도 추진한다. 현행 평가 시스템으로는 '신파일러(Thin Filer·금융거래 정보가 적어 신용등급을 낮게 받는 사람)'나 저신용자의 신용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통신요금, 세금납부와 같은 비금융 정보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신용평가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정책·민간상품을 망라해 다양한 서민금융상품의 금리, 대출한도 등을 비교해주고 복지, 금융 교육 등 비(非)금융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서민금융 통합 플랫폼'도 구축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서민금융은 금융과 복지의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다"면서 "정책금융이 맡고 있는 현재의 역할은 점차 민간에 이양하고 보다 어려운 분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서민금융의 방향전환이 있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저작권자ⓒ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