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AI 패권 경쟁 도태 우려…"미국 100, 중국 90, 한국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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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 경쟁 도태 우려…"미국 100, 중국 90, 한국 80"

박철응 기자
기사승인 : 2024-12-23 15:16:33
노재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글로벌 빅테크 추격 기업, 네이버 유일"
"정부 지원, 핵심인 거대 AI 모델 포함 안돼"
정부는 3위권 설명,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군' 평가

한국의 AI 수준이 세계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부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정작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3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노재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과 한국의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AI 반도체 현황을 보면,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볼 때 한국은 80"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90), 유럽(85)보다도 낮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 AI 교과서 관련 이미지 [KPI뉴스]

 

특히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네이버, 삼성, LG, KT 등인데 이 중 AI 생태계를 형성해 글로벌 빅테크를 추격하는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세계에서 3번째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지난해 개발했고 매년 2000억 원 규모의 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AI 기술 선두에 있는 기업들과 투자 비용을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AI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수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정부와 민간 AI 투자액을 합하면 874억1000만 달러(약 126조8000억 원)에 이르며, 중국 정부는 향후 10조 위안(약 2000조 원)의 자금을 투자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노 연구위원은 "한국의 AI 반도체 특허 출원 건수는 세계 3위임에도 질적 수준이 미흡함을 보여준다"면서 "현재 퓨리오사 AI, 라벨리온, 삼성전자 등이 거대 AI 모델에 적합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정부 지원은 부족하고 규제는 혁신을 저해한다고 봤다. 정부는 지난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 국민 AI 일상화 실행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노 연구위원은 "주요 내용 및 지원 방향이 분산적이고 서비스 이용자, 소규모 기업, 정부 업무 개선 등을 지원하고 있을 뿐 AI 산업의 핵심이자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는 거대 AI 모델 개발과 관련한 사항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규제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이나 자율규제와 같은 유연한 접근 방식이 아닌, 법률을 통한 규제를 지향하고 있다"며 "EU의 AI Act가 산업계, 학계 그리고 유럽연합 내 각국의 논의를 거쳐 오랜 기간 합의 과정을 통해 마련된 반면 한국의 규제는 신속한 대응과 규제 공백 해소에 초점을 맞춰 충분한 검토 없이 성급히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국정브리핑을 통해 영국 토터스미디어의 '글로벌 AI 순위'를 인용하며 "세계 6위이며 1위 미국, 2위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3위권 그룹(3위 싱가포르, 4위 영국, 5위 프랑스, 7위 독일, 8위 캐나다)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73개국을 대상으로 한 'AI 성숙도 매트릭스' 보고서에서 한국을 '2군'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영국, 중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5개국을 선도국가로 분류하고, 한국은 프랑스, 독일, 일본, 대만, 호주,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안정적 경쟁 국가'에 포함시켰다. 3위권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과는 거리가 있다. 

 

정면 승부로는 쉽지 않으니 글로벌 연대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노 연구위원은 "앞으로 한국이 미국이나 중국의 기술 발전을 뛰어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AI 패권 경쟁 안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은 매력적인 언더독(underdog)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은 팀이나 개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약자의 도전을 의미한다. 노 연구위원은 "중동 및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해 그들의 소버린 AI 시스템 개발에 주도적으로 기여한다면 한국은 기술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소버린 AI 연대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소버린 AI는 자체적인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다른 국가나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 AI를 의미한다. 이 역시 정부 지원의 핵심이라고 한다. 노 연구위원은 "정부는 한국 AI 산업의 현황과 강점을 명확히 진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특히 고비용 투자가 요구되는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적 지원을 통해 민간 부문이 혁신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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