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김윤주의 주마등] 너의 이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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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 2025-01-24 16:00:41
명절 밥상에 절대 올리면 안되는 화두는 '정치'
정치 유튜버에 선동돼 의혹 믿는 사람들 많아
먼 나라 정치인 탓 가까운 가족과 멀어지지 않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시위자들이 담을 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

 

▶많은 사람이 모이는 명절 '밥상'에 올리면 안 되는 화두가 몇 개 있다. 결혼, 취업, 출산 관련 질문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질 수 있다'. 금기어 중 단연코 최고봉은 '정치 이야기'다. 부모와 자식, 형제 간 정치적 견해가 다를 수 있다. 뜻이 맞는다면 더없이 '맛있는 식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면 가족 간 큰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함부로 정치 이야길 '반찬'으로 꺼내지 않는 게 '국룰(국민룰)'이다.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국정 농단' 사태로 국민 분노가 극에 달았던 2017년 설 명절에 일어난 일이다. 그땐 정치색을 떠나 모두가 청와대를 향해 손가락질할 때였다. 다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었기에 그 시기만큼은 밥상머리에서 정치 대화가 '허용'됐다.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 "이 시국에 모 시장이 박정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을 한다"라며 먹잇감을 올렸다. 다들 "어머, 미친 거 아냐"라며 칼질을 해댔다. 그때였다. 한 어르신이 "박정희는 죄가 없다, 훌륭하다"라며 뚜껑을 덮었다. 일순간 조용해지더니 다들 '태세 전환'하기 바빴다.

 

▶선거를 앞둔 명절엔 몸을 더 사려야 한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다들 신경이 날카롭다. 이때 행동을 잘못하면, 나중에 '선거 패배'로 인한 분노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그렇기에 행동거지를 신중해야 한다. 옷 색깔 마저 '시비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의 퍼스널 컬러든 아니든 신호등 색상(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은 안 입는 게 좋다. 이 시기에 난 '검정 옷'을 입으며 '죽은 듯' 산다. 혹 심중이 드러날까 '당선 내기'조차하지 않는다. 고향 친구들과의 술자리도 피한다. 정치 얘기로 '술판'이 '개판'되는 것을 너무 많이 봤기에.

 

▶그런데 요즘 유튜브 세상은 '드러내는 것'이 유행인 것 같다. 극우와 극좌가 선명하다. 뭐든 '흑백 논쟁'이다. '계엄령'을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다들 상대방을 죽일 작정으로 전쟁에 참가한 듯하다. 과하면 과할수록 흥행이 되고 후원이 따른다. 과거엔 정치인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어 '정당'만 보고 찍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젠 유튜브에 정보가 미친 듯이 넘쳐난다. 문제는 잘못된 정보도 그만큼 판친다는 거다. 정치 유튜버에 선동돼 검증 없이 의혹을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얼 믿든 자유다. 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강요'가 된다. 이래저래 혼란한 시대에 설 명절이 다가온다. 자기 잇속이 제일 중요한 저 '먼' 나라의 정치인들 때문에 '가까운' 가족들과 멀어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

 

KPI뉴스 /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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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기자
김윤주 기자 '주마등(走馬燈)' 세상을 살아가며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글로 적습니다. ▲ 지역신문컨퍼런스 젊은기자창 부문 대상(2014) ▲ 한국기자협회 에세이 공모전 대상(2020) ▲ 한국기자협회 정론직필 사행시 공모 장려상(2021) ▲ 한국기자협회 기자의 세상보기 시 부문 장려상(2022) ▲ 한국편집기자협회 제250회 이달의 편집상(2022) ▲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우수회원상(2023) ▲ 칼럼 [김윤주의 酒절주절] 2017~2018년 연재 ▲ 칼럼 [충청로2] 2018~2024년 연재 ▲ 칼럼 [김윤주의 주마등]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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