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교보생명의 미심쩍은 의료자문…'무릎 시술' 보험금 미지급 사유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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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의 미심쩍은 의료자문…'무릎 시술' 보험금 미지급 사유 봤더니

최재호 기자
기사승인 : 2024-04-19 16:36:20
발급 병원 "신체감정이나 진료기록 감정 없었다"…병원장 직인도 없어 '짝퉁' 의혹
교보생명 "개인의사 자격으로 의료자문한 것…불만 환자엔 제3의 의료자문 기회"

교보생명이 경남 창원의 한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출처가 불분명한 대학병원 의료자문회신서를 근거로 제시하며 보험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다.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공식 인정받은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긴 사례인데, 보험 가입자는 '짝퉁 의료자문' 자료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 무릎 줄기세포 시술 현장 [독자 제공]

 

퇴행성 무릎 골관절염을 앓고 있던 창원의 50대 여성 A 씨는 지난 1월 31일 창원시내 한 병원에서 '슬관절 k-1 grade2'라는 관절염 진단을 받고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A 씨는 자신이 10년 동안 실손보험료를 꼬박꼬박 납입해 온 교보생명으로부터 통원치료비 외에 시술비와 입원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한다.

A 씨의 항의에 교보생명은 한양대학교병원에서 받은 의료자문회신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 의료자문회신서에는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 치료는 통원 치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의료자문회신서 발급 기관이 '한양대학교병원'이 아니라 '한양대학교 서울병원'으로 기재돼 있었고, 병원장 직인도 없었다. 

 

더욱이 의료자문을 했다는 담당 의사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교보생명은 보험사의 보상 중개 역할을 한 손해사정인 측의 의료자문 의사 풀(Pool)로 이뤄진 의사 개인의 의료자문이고, 이는 업계의 관행이라는 입장이다.

 

환자를 직접 진단해 보지도 않고 의학적 판단을 내린 의사가 누구인지, 실제로 의료자문이 이뤄지긴 했는지 의구심을 갖게 된 A 씨는 지난달 한양대병원에 의료자문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내용증명을 접수한 한양대병원은 병원장 직인이 찍힌 '의료자문회신서 사실확인 요청에 대한 회신'에서 '해당 환자에 대해 진행한 신체감정이나 진료기록 감정은 없다'고 밝혀왔다. 

 

▲ 한양대학교병원이 보험회사 측의 의료자문 여부 및 의료자문에 응한 담당의사를 확인해달라는 무릎 줄기세포 시술 환자들에게 보낸 답변서 [독자 제공] 

 

이 같은 사례는 또 있다. A 씨가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같은 시술을 받았던 B 씨는 자신이 가입한 메리츠화재로부터 역시 의료자문회신서를 근거로 통원치료비 외의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 메리츠화재의 보상 업무를 대행했던 손해사정인 사무소 측이 B 씨에 대한 의료자문을 받은 기관 역시 한양대병원이다.

 

의료자문회신서를 받아 본 B 씨도 지난 8일 한양대병원에 의료자문 의사를 밝혀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한양대병원은 B 씨의 요청에 대해서도 '자문의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보냈다. 

 

결국 대학병원의 공식적 의료자문도 아니고, 의료자문에 응한 의사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는데도 보험회사 측이 이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주장이다.

 

A 씨와 B 씨는 "같은 시술을 받고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던 환자 중 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모두 의료자문 절차 없이 보험금을 정상적으로 받았는데, 유독 교보생명과 메리츠화재만 이상한 의료자문 회신서를 제시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들 환자들에게 무릎 줄기세포 시술을 한 병원 관계자는 "어떤 환자는 의료자문 없이 보험금을 정상 지급받고, 또 다른 환자는 의료자문회신서를 들이대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바람에 병원 측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황당해했다.

 

창원지역의 한 손해사정인은 이와 관련 "보험금 지급 정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의료자문을 구하는 경우는 있다"면서도 "일반병원 환자는 일반병원에서, 상급병원 환자는 상급병원에서 의료자문을 구해야 의사 소견이 비슷하게 나와 보험금 지급 관련 분쟁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취재 과정에서 연락이 닿지 않았던 교보생명 측은 기사가 보도된 이후 "한양대병원이 의료 자문한 사실이 없다고 회신한 것은 병원이 아닌 의사(교수) 개인자격으로 의료자문을 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의료자문 회신서상 공식 명칭인 '한양대학교 병원'을 '한양대학교 서울병원'으로 기재한 것은 '한양대학교 구리병원'과 구분을 위한 표기"라며 의료자문이 정상적 절차를 밟아 이행됐다고 반박했다. 

 

교보생명 측은 의료자문 의사 비공개에 대해 "의료자문은 랜덤으로 '풀'로 관리를 하기 때문에…보험사들도 모르게 돼 있다"며 공정성을 강조한 뒤 "불만 있는 환자들에게는 제3의 의료자문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이지순·최재호 기자 ez93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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