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아르헨·터키 통화 불안 '백약이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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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터키 통화 불안 '백약이 무효'

김문수
기사승인 : 2018-09-05 14:47:25
대책 후 일주일새 페소화 24%, 터키 리라화 6.3% 하락
페소화, 정부 자구책·트럼프 지원 사격에도 반등 실패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통화 급락 사태가 진정될 조짐을 찾지 못하자 '신흥국 금융위기가 현실화 되는 것'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 대통령. [뉴시스]

 

이들 국가는 금융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 당국이 긴급 대책까지 내놓았지만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달러당 38.9813 페소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8일 달러당 31.4683 수준이던 페소 환율은 일주일 만에 23.9%나 상승했다. 환율 상승은 통화가치 하락을 뜻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3일 페소화 폭락을 막기 위해 행정부처 절반을 폐지하고 수출세를 인상하는 내용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또 니콜라스 두호브네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4일 미국 워싱턴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나 5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조기 집행 문제를 협의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IMF의 구제금융 지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리 대통령과의 통화를 가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마크리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한 신뢰가 있다"며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아르헨티나의 통화 및 재정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IMF와의 협상을 강력히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0일 38페소를 돌파한 환율은 아직까지 이 수준에서 크게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내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2020년에는 흑자 재정을 이루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이 계획에 대한 회의론이 크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증권회사 SBS 직원 세바스티안 시사는 로이터통신에 "아르헨티나와 같은 나라가 단기간에 재정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아르헨티나가 재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상당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알베르토 라모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경기가 침체되고 빈곤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새로운 재정 목표는 당국의 확고한 규율을 필요로할 것"이라며 "복잡하고 불안정한 정치·경제·사회적 상황을 감안할 때 손상된 자신감을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와 함께 통화 폭락 사태를 겪고 있는 터키 역시 금융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4일 현재 터키 리라화 환율은 달러당 6.6706 리라로 일주일 전에 비해 6.3% 상승했다.

 

▲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대통령궁에서 해외주재 터키 대사들을 불러모은 공관장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터키가 경제 본질 가치와는 상관없는 경제적 '포위' 상태에 빠져 작금의 통화 위기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터키 중앙은행은 3일 성명을 통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최근 상황을 반영해 통화정책을 조정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8월 소비자물과상승률이 18%, 생산자물가상승률이 32%를 기록하는 등 물가 폭등세가 나타나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리라 환율 역시 달러당 6리라 후반대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등 정부 측에서는 금리 인상에 부정적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필요한만큼 충분히 금리를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피오트르 마티스 라보뱅크 통화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우리는 중앙은행이 최소한 10% 이상 금리를 올려 시장을 놀라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높은 금리를 싫어하는 정부 관료들 때문에 중앙은행이 올려야 하는 수준과 실제 할 수 있는 수준 사이에는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제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와 터키 정부가 각종 긴급대책을 내놓아도 통화 하락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신흥국 경제가 향후 큰 문제"라면서 "베네수엘라, 모잠비크, 콩고 등 이미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신흥국들은 물론 남아공, 가나,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 외화부채 규모가 커 취약한 국가들의 경제 위기가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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