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3·1운동 100주년…앨버트 테일러 유물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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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앨버트 테일러 유물 전시

오다인
기사승인 : 2018-12-15 13:52:49
일제강점기 한국서 금광사업하던 미국인
UPI 통신원으로 독립선언서 세계에 타전

대한민국 정통성의 뿌리는 3·1운동이다. 헌법에 처음 등장하는 사건이 3·1운동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헌법 전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3·1운동은 1919년 3월1일 한반도 전역에서 한국인이 일제에 대항해 평화적으로 독립을 선언한 사건이다. 한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만세'라고 외쳤다고 해서 '3·1만세운동'이라고도 하고, 기미년에 일어났다고 해서 '기미독립운동'이라고도 한다. 2019년 3월1일은 3·1운동이 일어난 지 꼭 100년째 되는 해다.

1919년 당시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사람이 있다.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금광사업을 하러 왔던 미국인 앨버트 와일더 브루스 테일러(Albert Wilder Bruce Taylor)다. 앨버트 테일러는 독립선언서를 한국 밖으로 빼내 일제의 탄압과 한국의 독립운동을 처음으로 세계가 알게 한 인물이다.


▲ 앨버트 와일더 브루스 테일러 [제니퍼 린리 테일러 제공]


앨버트 테일러는 1875년 3월 미국 네바다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조지 알렉산더 테일러(George Alexander Taylor)는 '골드 러시' 바람을 타고 평안북도에서 운산금광을 운영하고 있었다. 앨버트 테일러는 1897년 아버지 사업을 돕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1917년에는 영국인 메리 린리(Mary Linley)와 결혼해 한국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다. 


그가 조선 독립운동과 연을 맺게 된 건 운명과도 같은 우연이었다. 결혼 2년 뒤인 1919년 2월28일 부인 메리 테일러는 서울역 맞은편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들 브루스 티켈 테일러(Bruce Tickell Taylor)를 출산한다. 전날인 27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세브란스병원 지하에서는 대한독립선언서가 비밀리에 인쇄되고 있었다. 28일 일본 경찰이 병원에 들이닥치자 간호사들은 독립선언서를 뭉치째 들고 와 메리 테일러의 이불 아래 숨긴다.

갓 태어난 아들을 보기 위해 병실을 찾았던 앨버트 테일러는 침대에서 아들을 들어올리다가 독립선언서를 발견한다. 당시 앨버트 테일러는 UP(현 UPI) 통신원이었다. AP통신원이었다고 쓴 기사들이 적잖으나 오류다. 메리 테일러의 자서전을 보면 UP(UNITED PRESS)기자였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아들 브루스 테일러 또한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UPI 기자였다고 증언했다.

 

앨버트 테일러가 직접 기사를 써서 타전한 것 같지는 않다. 앨버트 테일러는 자신과 함께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던 동생 윌리엄을 시켜 독립선언서를 도쿄의 통신사로 넘긴다.
 

▲ 지난달 23일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딜쿠샤와 호박목걸이' 기증유물특별전에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가 1919년 UP(현 UPI) 및 AP통신사 임시특파원으로 일했다는 사실이 명시돼 있다. [오다인 기자]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언론사들은 한국의 독립운동 소식을 보도하기 시작한다. 앨버트 테일러는 이후 UP 외의 다른 통신사 제안을 받아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기도 했고, AP 통신원으로 제암리 학살 사건을 취재하고 재팬 애드버타이저 통신원으로 일제의 만행들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일 관계가 악화하자 앨버트 테일러는 일제에 의해 감금당했다가 1942년 5월 결국 추방 당한다. 한국이 독립한 지 3년째 되던 해 앨버트 테일러는 미국에서 숨을 거둔다. 이후 앨버트 테일러의 유언에 따라 메리 테일러가 그의 시신을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안장했다.

현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앨버트와 매리 테일러의 한국 생활을 담은 '딜쿠샤와 호박목걸이' 기증유물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들 부부의 손녀딸인 제니퍼 린리 테일러(Jennifer Linley Taylor)가 조부모의 유품 1026건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딜쿠샤(Dilkusha)'는 테일러 부부가 1923년 짓고 살았던 집이고, '호박목걸이'는 매리 테일러가 한국 생활을 회고하며 쓴 자서전 제목이다. 독립선언서를 비롯해, 당시 한국의 생활상과 풍경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10일까지이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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