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금리인상 필요, 경제 여건은 올릴 상황 아냐"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추가 인상 시점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두달 연속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하면서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지표가 악화될 요인이 많은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인상 타이밍을 잡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일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전날 금통위 회의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금융안정' 관련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불균형이 이미 높은 단계에 있기 때문에 더이상 축적되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하다"며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있어서도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은은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가계부채 등이 확대될 수 있는 점을 경계한다. 여전히 소득 증가율을 웃돌며 1500조원대 턱밑까지 치솟은 가계부채 문제, 최근 부동산 시장의 과열 양상도 금융불균형 누적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따라서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금리인상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 애널리스트들도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증,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을 고려할 때 금융안정 유지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이일형 위원도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불어난 금융부채가 실물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로 현실화되고 있어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위원은 당시 "금융부채에 기초한 수익이 지속 가능한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고 정책당국 규제로 부동산 리스크는 다소 제어되긴 했으나, 다른 부문으로 유동성이 전이되는 '풍선효과'가 상존하고 있다"며 "금리를 중립금리 수준 방향으로 소폭 상향 조정하면 금융 불균형 확대가 어느정도 억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한·미 금리차는 0.75%p 벌어지고 연내 한은이 금리를 그대로 둘 경우 연준의 추가 인상으로 1.0%p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한은이 연내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의 분석대로 잠재성장률(2.8~2.9%) 수준의 경기 성장세가 유지되고, 물가 오름세도 1%대 후반으로 확대된다는 전제 하에서다. 두차례 연속 등장한 금리인상 소수의견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세가 강하지 않더라도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금리를 올릴 수 있는 명분은 유지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연내 금리인상 기조는 살아있다"고 전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특히 "금융불균형 확대,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자금이탈 우려, 향후 정책여력 확보 차원 등에서 4분기 중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연말에 가까울 수록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10월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내 금리인상이 아예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한은의 금리인상 의지와는 달리 경제 여건이 탄탄하게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하방리스크로 꼽히고 있는 부진한 고용 사정 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데다 한은의 통화정책 대응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반기 경기 둔화 경계감 속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인상으로 소비 위축 등 내수에 찬물을 끼얹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크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이주열 총재도 인상 시점에 대한 명확한 신호는 주지 않았다. 그는 "금리인상 시점이 10월이냐, 11월이냐, 내년 1월이냐에 대한 답을 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존 통화정책 스탠스가 바뀐게 아니다"며 "성장, 물가 흐름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따라서 10월 수정경제전망 발표에 앞서 공개되는 경제지표 추이에 따라 금리인상 시점도 어느정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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