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80대 후반 조양래 회장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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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후반 조양래 회장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김기성
기사승인 : 2023-12-05 14:46:08
장남·차녀, 조현범 회장 상대로 경영권 분쟁 돌입
장녀가 청구한 성년후견인 심판 3년 넘게 진행중
평안한 노년과는 거리가 먼 조양래 회장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이 3년 만에 다시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3년 전에는 지분을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넘긴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을 상대로 한 경영권 분쟁이었지만 이번에는 형제들 간의 싸움으로 진행되고 있다.


장남·차녀, MBK파트너스와 함께 M&A 위한 공개매수 선언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난 4일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공개매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 원이고 기간은 5일부터 오는 24일까지이며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조 고문과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가 포함돼 있다. 조 고문의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율은 18.93%이고 조 씨는 10.61%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계획대로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컨소시엄의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지분율은 50.0%∼57%로 늘어나 조현범 회장(지분 42.03%)을 누르고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왼쪽)과 차남 조현범 회장 [UPI뉴스 자료사진]

 

조 회장의 구속으로 경영권 분쟁 3년 만에 되살아나

한국앤컴퍼니 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2020년 6월에 시작됐다. 조 명예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 모두를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 형태로 매각하면서 분란이 일어났다. 사실상 차남인 조 회장을 후계자로 확정한 것인데 이에 나머지 자녀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먼저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아버지의 정신 상태를 문제 삼았다. 지분을 차남에게 모두 넘긴 것이 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조 명예회장의 성년 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 후견은 고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게 후견인을 선임하는 제도를 말한다.

법원은 1심에서 조 명예회장의 과거 진료 기록과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조 이사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조 명예회장의 정신 상태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조 이사장은 이에 항고해 현재 3년이 넘도록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장남인 조 고문도 반발했다. 2021년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맞붙어 자신이 추천한 감사위원을 선출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경영권을 문제 삼기에는 힘에 부쳤고 결국 조 고문은 2021년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증시 "조현범 회장의 방어 어렵지 않을 듯"

그런데 조현범 회장이 지난 3월 200억 원대 횡령·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되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난 것이다. 조 고문 측은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상황에서 총수의 부재로 그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경영권 분쟁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현범 회장이 지난달 28일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이기 때문에 형인 조 고문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조 회장의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이 42.03%에 달하기 때문에 추가로 8%만 확보하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는 점도 유리하게 해석되고 있다. 더구나 공개매수를 공시한 다음날인 5일의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2만 원을 넘어선 것도 조 고문의 공개매수에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생 80대 후반에 집안 분란을 겪는 조 명예회장

조양래 명예회장은 1937년 생으로 올해 86세의 고령이다. 장녀 조희경 이사장, 차녀 조희원 씨, 장남 조현식 고문, 차남 조현범 회장 등 2남 2녀를 두고 있다. 아마도 2020년 자신의 지분을 모두 차남인 조현범 회장에게 넘겼을 때 일선에서 물러나 조용히 여생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조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자녀 가운데 장녀 조 이사장은 자신을 상대로 성년 후견 심판을 청구하며 정신 상태까지 문제 삼았다. 여전히 재판에 나가서 자신의 정신 상태가 정상임을 증명하는 수모를 겪어야 한다. 또 나머지 자녀인 장남 조 고문과 차녀 조희원 씨는 이번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

가족이 아버지에게서 돌아서고 형제끼리 분쟁을 치르는 극한 상황에서 80대 후반을 보내는 조 명예회장이 측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돈이 없어도 화목한 집안이 부럽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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