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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희룡 "기득권 위해 국민 이용하는 정치 청산해야"

송창섭
기사승인 : 2024-02-15 15:24:50
이재명과 맞붙는 元…박촌역 출근길 인사 동행 취재
"선거전은 이제부터 시작…기다렸다는 분들도 많아"
"지역발전 놓고 희망 경쟁하자…경제·민생 살리겠다"
"정당 지지도 열세지만…이번엔 인물론으로 맞설 것"

박촌역은 인천지하철 1호선 역들 중에서도 이용객이 뜸한 곳이다. 15일 오전 7시 역사 내부는 썰렁했다. 1시간 30분이 지난 8시 30분까지도 상황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

 

주변에 주거시설이 많지 않다 보니 같은 계양구 내 들어선 계산역, 계양역과는 분위기부터가 달랐다. 한산한 박촌역에 빨간색 목도리를 두른 한 사람이 나타나자 서둘러 플랫폼으로 향하던 시민들이 눈길을 돌렸다.

 

▲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인천시 계양을에 출마하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5일 오전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며 향후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원 후보 원희룡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4·10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허리를 90도로 숙여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계양을은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현역 의원으로 있는 지역구다. 그런 이 대표를 꺾겠다며 여권 잠룡인 원 전 장관이 '자객 출마'를 결행했다. 거물들의 빅매치로 계양을은 전국 최대 관심지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이날 계양을에 원 전 장관을 단수공천하면서 '명-룡대전' 성사가 눈앞에 다가왔다.

 

계양을은 1996년 15대 총선 이후 단 한 번도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는 야당 텃밭이다. 국민의힘으로선 험지 중 험지다.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을 지낸 이경재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당선된 15대 총선 때 계양구는 인천 강화군과 같은 지역구로 묶여 있었다. 계양구만 분리된 뒤에는 한차례(19대 최원식 민주통합당 의원) 빼고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내리 5선을 했다.

 

전체적으로 국민의힘이 승리한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계양구청장 자리는 민주당에게 돌아갔다.

 

서울 양천갑에서 3선 의원을 지내고 제주지사로서 재선에 성공한 원 전 장관은 '본선 무패의 사나이'다. 그런데 험지로 모험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에서 중요시되는 '희생·헌신'의 이미지를 쌓으면서 여권 내 차기 대권 경쟁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지더라도 남는 장사'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대장동 사건을 놓고 이 대표와 책임공방을 벌이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자유통일당 후보로 계양을 출마를 선언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2일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탓에 아직은 열세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UPI뉴스는 이날 박촌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는 원 전 장관과 동행하며 인터뷰를 갖고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원 전 장관은 선거 판세에 대해 "생각보다 괜찮다"며 자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거물급 정치인이 출마하길) 기다렸다고 말한 분들도 많이 만났다"고 밝혔다.

 

역에서 만난 일부 시민은 실제로 원 전 장관 도전에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박촌동에 산다는 안광수(80)씨는 "이재명 대표는 사법리스크가 있어 불안하다. 기왕이라면 원 전 장관처럼 여당 거물급을 뽑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김모 씨(34)는 "이전부터 서울로 오가는 도로, 교통편이 좋아진다고 했는데 실상 달라진 게 없다"며 "앞으로 나올 공약 내용을 보고 적임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은 "선거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전의를 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16년 만에 경험하는 국회의원 선거여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웃으며) 선거판이 바뀌었다는 걸 정말 실감한다. 사실 광역시도단체장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처럼 지역 현장을 다니는 게 중요하지는 않다. 오늘처럼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면 그나마 눈인사로라도 받아주는 분들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다들 스마트폰을 보며 지나가기 일쑤다. 지금 나의 경쟁자는 상대방 후보가 아니다. 스마트폰이다.(웃음)"

 

-민주당 반응은 어떤가.

"아직 잘 모르겠다. 나부터 알리는 게 급선무다."

(배석한 국민의힘 인천광역시당 관계자는 "그저께(13일) 처음으로 이 대표가 지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시작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5일 오전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이번 계양을 선거 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

"지난 20여 년 동안 민주당 당대표들이 연속으로 뽑히다 보니까, 일을 안 해도 찍어준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그래서인지 지역 발전이 정체됐다. 뽑힌 국회의원들이 지역민들의 생활을 잘 안 돌봐준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다. 정체돼 있는 지역 발전에 대해 제대로 된 계획들로 화답할 생각이다. 한마디로 '희망 경쟁'을 하고자 한다. 자기들 기득권을 위해 국민을 이용하는 정치를 이젠 청산해야 한다. 대신 경제와 민생을 제대로 살리는 정상적인 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

 

-계양을은 야권 성향이 강한 곳이다.

"지역 기반이 강한 역대 구청장들이 민주당 쪽이다 보니, 그런 경향이 있다. 여기에 송영길 전 대표가 여러 번 당선되니 야성으로 굳진 것 같다."

 

- 언론에서도 열세로 보는데.

"정당 지지도로 보면 열세인 것은 분명 맞다. 인물론과 지역 발전론으로 맞설 생각이다. 민주당을 덮어놓고 100% 찍어주다 보니 지역 발전도 안 되고 있지 않나. 정치가 지역주민들을 사실 이용만 하고 있지 않나. 정치라는 것도 건강한 견제 위에 작동돼야 한다."

 

- 지역 현안은 무엇인가.

"30년 이상 낙후돼 있다 보니 주거지 재개발, 재건축이 가장 중요하다. 또 보시다시피 서울로 오가는 교통도 불편하다. 교통과 주거, 경제 회복과 복지, 이 네 가지를 중요하게 살펴보겠다."

 

-경쟁 후보인 이 대표를 평가해달라.

"아직 본선에 들어가지 않았으니, 구체적으로 평하고 싶진 않다. 다만 이번에는 제대로 인물론으로 맞붙고 싶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충분히 (야당을) 심판할 민심이 모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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