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통화정책은 '관망세'

한국은행은 28일 오전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인상 이후 석달째 동결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일각의 기준금리 인하론 주장에 대해 "(한은이) 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현재 기준금리(연 1.75%)는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경제는 1월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금융안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 사실이지만 금리 인상 방향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 발언의 맥락으로 볼 때 금리인상 불씨가 꺼졌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인상의 동력은 충분치 않아 보인다. 물가 등 경기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졌다. 올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대의 상승률을 보였으나 올해 들어 0%대로 진입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를 하회하는 것은 그 만큼 우리 경기가 부진하다는 의미다.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개월째 하락세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8개월째 떨어졌다. 두 지표가 8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15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금리인상 카드를 꺼리게 만드는 중대 요인이다. 서유정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소득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도 한은에 시간적 여유를 줬다. 연준은 지난해 기준금리를 총 네 차례 인상 후 올해 1월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경제전망이 우호적이지만 최근 몇 달간 일부 상반된 흐름과 어긋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래의 금융 정책 변경에 대해 강한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게 맞다"고 금리인상 유보의 뜻을 내비쳤다.
이런 이유들로 한은은 당분간 통화정책에서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으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 금리 인하 압력이 생길 수 있다. 반면 하반기 국내 경기가 나아지고 연준도 금리인상을 재개하면 한은도 금리를 한 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이 통화정책 조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금리 인상 방향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 불안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입수되는 지표들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 금통위는 4월이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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