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전남기능경기대회 심사장은 우리 편?...특정 학교 밀어주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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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기능경기대회 심사장은 우리 편?...특정 학교 밀어주기 '논란'

강성명 기자
기사승인 : 2025-04-09 11:58:06
전남도립대 교수, 여수 출전 선수에 시험 문제 유출 정황
한국산업인력공단, 부랴부랴 해촉 뒤 윤리위 회부
심사장과 해당 교사, 단톡방 삭제·증거 인멸 시도

지역의 우수한 숙련기술인을 발굴하는 '전라남도 기능경기대회'에서 현직 대학교수이자 심사장이 특정 고등학교 선수단에게 시험 문제를 사전 유출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 전남기능경기대회 심사장인 전남도립대 A교수와 산업용 드론 직종에 출전한 여수 A학교 교사가 SNS에서 시험 관련 문서를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독자 제공]

 

선글라스와 두건으로 모습을 가린 익명의 제보자가 지난 6일 전남 고흥의 한 드론 훈련장에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경기가 안됐으면 한다. 정확한 조치가 안된다면 기사화하겠다"는 글과 함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담긴 투서를 제보하면서 그동안 '기능경기대회' 드론 출전 학생들 사이 의혹이었던 특정 학교 밀어주기가 수면위로 올라왔다.

 

9일 전라남도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전남도립대학교 A 초빙교수는 지난 6일 '전라남도 기능경기대회 산업용 드론 직종' 심사장 자리에서 해촉된 뒤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사유는 '부정의심사례 제보'다.

 

KPI뉴스가 입수한 국민신문고 접수 내용을 보면 심사장 전남도립대 A 교수는 지난 3일 여수의 한 드론 직종 출전 선수 지도교사에게 '2025 지방기능경기대회 변경 과제'란 제목의 78M 용량의 한글파일을 보냈다.

 

또 출전 선수와 단톡방을 만들어 질문을 주고받으며 이틀에 걸쳐 "변경 과제가 이런 식으로 나올 전망이니 연습하라"며 '족집게 과외'도 했다.

 

지도교사 B씨도 "2번에서 3번 이동시 고도 6m로 대각비행하면서 회전하기 중간지점이 6m" 등을 언급하며, 대회 심사장과 함께 학생을 도왔다.

 

해당 한글 파일은 나흘 뒤 치러질 시험 문제로 의심됐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부정한 접촉'이라며 부랴부랴 A 교수를 해촉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유출된 해당 파일에는 일부 변경된 내용만 색상이 다르게 표시돼 있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변경된 코스를 사전 연습한 특정학교 학생들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밖에 없다. 실제 해당 학교 학생들은 역대 대회에서 금·은 메달을 싹쓸이한 바 있다.

 

기능경기대회 관리 규칙에 따르면 심사장과 부심사장, 심사위원은 위촉된 때부터 종료시까지 참가선수에 대해 지도하거나 접촉할 수 없다.

 

▲ 전남기능경기대회 심사장인 전남도립대 A교수가 대회 참가 선수인 여수지역 고교생 6명과 단톡방을 만든 뒤 지도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대회를 치러야 할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인력풀에서 새로운 심사위원을 부랴부랴 위촉했지만 또 다시 '불공정 우려' 논란에 휩싸였다.

 

새로 위촉한 심사위원이 규정을 위반한 고등학교와 같은 지역인 여수에서 드론 사설학원에 소속돼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8일 치러져야 할 드론 대회는 9일로 연기되는 수모를 겪었고, 부정 논란이 일고 있는 학교 학생도 대회에 고스란히 참여하는 우스꽝스러운 대회가 연출되고 있다.

 

A 교수는 "심사장은 참석하지 않는 상태에서 심사위원이 과제를 변경하겠다고 하면 공표만 하는 역할에 한정되고, 학생들에게 변경 과제를 연습하라고 해서 이 과제가 (실제 시험에) 다 들어간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과외 같이 한 것이지만 선의에 의해서 학생들이 (단톡방에서) 질문하니 대답한 것뿐이다. 접촉한 부분은 잘못된 것으로 반성하고 있다. 단톡방은 현재 삭제한 상태다"고 인정했다.

 

B 교사는 "A 교수가 심사장에 위촉된 것을 모른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일을 열어보지 않았다"고 말하다가 "파일을 봤지만 별 내용이 없었다"며 오락가락 해명을 늘어놨다.

 

그러면서 "단톡방은 공개 과제에 대해 학생을 지도한 것이지만, 잘못된 점은 시인한다"고 덧붙였다.

 

전남도 중소벤처기업과는 "(특정) 학생과 접촉한 행위에 대해서는 부적절하고 규정 위반은 맞지만, 승부조작은 아니다. 이게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능대회를 위해 수년 동안 땀 흘려 준비한 학부모와 경쟁학교 지도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한 학부모는 "타 대회에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하는 여수 학교가 기능대회만 나가면 메달을 싹쓸이 하는 것을 보고 그동안 부정 사례에 대한 심증은 있었지만 물증이 없었는데, 이번 일은 공익 제보로 미수에 그친 승부조작 사건으로 의심돼 분통이 터진다"며 울먹였다.

 

경쟁 학교 지도교사는 "A교수는 타 지역 대회에서도 심사장을 역임한 적 있어 규정을 어긴 부정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닐 것이다"고 우려하며 "특정학교 밀어주기가 우려되는 만큼 여수 학생들이 이번 대회에 전원 포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라남도가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 전남지사가 주관하는 '2025년 전라남도기능경기대회'는 전남도립대학교에서 지난 7일 개막해 닷새 동안 38개 종목, 선수 316명이 참가하고 있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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