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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정우 의원도 비인가자료 열람 요청"

김당
기사승인 : 2018-10-08 11:33:40
재정정보원 관계자 "내부 보안 허술한 시스템 오류 탓이 크다"
김정우 의원실 "비인가자료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 없다"
한국재정정보원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 운영실태에 정통한 관계자로부터 "내부 보안관리에 허술한 시스템 오류 탓이 크다"는 증언이 나왔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실의 디브레인 비인가자료 열람·유출 경위를 놓고 위법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그간 기재부와 재정정보원은 디브레인의 '시스템 오류' 자체를 부인해왔다.

또한 국회 기획재정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경기 군포갑)은 비인가자료인 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열람을 재정정보원에 요청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의원을 포함한 기재위 소속 민주당 의원 전원은 심재철 의원실의 비인가자료 열람·유출을 구실로 심 의원의 기재위원 사임을 요구하며 국정감사 일정을 거부해왔다.
 
▲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김정우 기재위 민주당 간사 [뉴시스]

 
김정우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즉각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사임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 일정은 여야 간사간 합의를 거쳐 위원장이 결정하게 돼 있다"면서 "사임하지 않으면 일정을 합의해줄 수 없고, 합의가 안 되면 국감 자체가 진행되기 어렵다"며 심 의원의 사임을 재촉구했다.

또한 김 간사와 강병원 원내대변인 등 민주당 의원들은 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일부를 공개한 것을 '비인가자료 불법 열람·유출'로 규정해 같은날 심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똑같은 '비인가자료'인데 자당 의원이 박근혜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열람을 요청한 것은 눈감은 채 야당 의원의 문재인 청와대 업추비 내역 열람은 범죄행위로 간주해 윤리위 제소까지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이와 관련 김정우 의원실 관계자는 "그런 내용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적이 없다. 보좌진들도 전혀 모르는 내용이며 의원 개인도 보좌진들과 별개로 그런 사실을 요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정보원에서 줄 수도 주지도 않을 비인가자료를 요청하는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8월 기재위 결산회의에서 박근혜 탄핵 이후 특활비 사용내역을 기재부에 요구했는데 못준다고 해서 어차피 '디브레인'에 다 있는 내용인데 왜 못주냐고 따진 것일 뿐, 청와대 업추비 내역은 요구한 적이 없다"면서 "그때 디브레인에 있는 특활비 내역을 요구한 것이 업추비를 요구했던 것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밝혔다.

 

▲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김정우 의원이 9월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국가기밀 탈취 관련 윤리위 징계 요청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는 인사이더(내부자)로 인식했기 때문에 생긴 시스템 오류"

우선, 기재부가 디브레인 비인가자료 열람·유출 건과 관련해 심 의원실 보좌진을 검찰에 고발하자, 심 의원실은 기재부·재정정보원 자체 보고서에도 '시스템 오류'를 인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기재부는 "심 의원실 행위가 '시스템의 비정상적 동작을 발생시켜 비인가 정보의 조회가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명시했지 '시스템 오류'라는 표현은 보고서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해 왔다.

그러나 디브레인 운영실태에 정통한 관계자는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오류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시스템 운용 중간에 오류가 생긴 것인지는 조사해 봐야 하지만, 시스템 오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이 관계자는 이어 재정정보원은 디브레인과 올랩(OLAP·재정분석시스템)을 외부로부터의 해킹 방지에 주안점을 둬 내부는 취약한 측면이 있다"면서 "몇 번의 백스페이스 조작으로 쉽게 노출된 것은 국회는 인사이더(내부자)로 인식했기 때문에 생긴 시스템 오류다"고 지적했다.

▲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 구성


또한 이 관계자에 따르면, 디브레인과 올랩 시스템은 2016년 재정정보원 설립 때부터 기재부에서 쓰던 것을 가져온 것으로 이미 12년이 된 것이다. 실제로 2007년부터 구축해 민간업체에서 10년 가까이 운영하던 디브레인은 2016년 7월 한국재정정보원법이 제정돼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재정정보원이 설립된 이후부터 정부가 관리를 맡았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재정정보원에서 기재부에 여러 번 노후한 시스템을 교체하기 위한 예산을 요청했으나 기재부에서 예산을 책정해주지 않아 시스템을 교체하지 못하고 성능 개량해서 쓴지가 이미 10년이 넘었다는 것이다. 통상 민간에선 시스템을 5년마다 교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브레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에 참여했던 최용락 컴퓨터학 박사도 최근 중앙일보에 "보안관리 문제가 사건의 핵심"이라며 "자물쇠 안한 기재부 책임" 이라고 기고문과 함께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정우 의원도 박근혜 청와대 비인가자료 요구"

한편, 앞서의 관계자에 따르면, 기재부 출신으로 디브레인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김정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정정보원에 박근혜 시절 청와대 업추비 내역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이 관계자는 "여당 기재위 간사인 김정우 의원이 업추비 관련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기재부 핑계를 대고 내주지 않았다"면서 "새정부에 이전 정부 시절의 업추비 내역을 제공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심재철 의원은 지난 2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올랩 우회 접속 시연영상을 일부 공개하며 "국회 기재위 소속 의원들에게 재정분석시스템 접근 아이디가 공식적으로 제공되고, (기재위 소속인) 제 보좌진은 해킹 등 전혀 불법 없이 100% 정상으로 접속해 자료를 열람했다"고 강조했다.

▲ 10월 2일 대정부질의에서 김정우 의원이 시연한 심재철 의원실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접근 과정

 
이날 대정부질의에 나선 김정우 의원도 올랩 우회 접속 시연 결과를 공개하며 이번 사건을 심 의원의 국가재정정보에 대한 '해킹' 사건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김 의원은 "이번 사건은 권한 없는 비인가 영역에 대한 침입, 해당 자료에 대한 다운로드, 그 자료 공개 등 세가지로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며 이 세 가지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전자정부법, 기록물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김 의원은 국회에서 직접 올랩 우회 접속 시연을 하면서 국가재정정보에 대한 해킹의 불법성을 강조하고, 기재위 민주당 간사로서 심재철 의원의 기재위원 사임까지 요구한 바 있다. 기재부 출신으로 재정정보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 자신도 청와대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이 비인가자료인줄 알면서도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특활비나 업추비 내역을 요구한 셈이다.

하지만 앞서의 관계자는 심재철 의원실의 비인가자료 열람·유출을 '창고 털이'에 비유해 "시스템 오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몇 번의 백스페이스 조작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의원실에 부여된 ID로 접근할 수 없는 각 부처·기관 감사관실만 접근 가능한 비인가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다운 로드된 점을 감안하면 누군가 창고 열쇠 여는 법을 안내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심 의원은 논리적으로도 밀리고, 번지수도 잘못 짚었다"면서 "만약 재정정보원이 전 정부(박근혜-이명박) 업추비까지 공개하면 그 파장이 엄청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렇게 하면 우리 사회가 더 투명하게 되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한번 공개하기 시작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당·김광호 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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