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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토장 된 매케인 장례식

권라영
기사승인 : 2018-09-02 11:32:13
딸 메건, 오바마, 부시 등 조사 통해 분노 표출
골프장 간 트럼프 대신 딸 이방카 부부 참석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장례식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국립대성당에서 진행된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추모 예배에서 딸 메건 매케인과 전직 대통령 버락 오바마, 조지 부시 등은 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이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책들을 비판하고 국가지도자들이 다시 옛날의 예의와 품격을 되찾아야 한다며 트럼프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의 장례식에서 조사를 읽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이날 미국의 주요 정치인들과 민주·공화 양당 의원등이 참석한 장례식에 트럼프는 불참하고 골프장에 갔다.  대신 그의 딸 이방카가 참석한 가운데 거의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추도식에서 사람들은 고인이 공개적으로 선언했던 미국의 기본 정신에 대한 봉사와 참된 보수의 정신을 기리며 간접적으로 트럼프를 비난했다.


성조기가 덮인 매케인의 관 옆에서 딸 메건 매케인은 트럼프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은 채 매케인의 숙적 트럼프에 대한 일제사격의 포문을 열었다.   

 

"우리는 여기 잠든 위대한 미국의 정신을 애도하기 위해 모여있다. 이 정신은 그 분이 그처럼 기꺼이 바친 조국에 대한 희생의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는 값싼 웅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참된 미국의 정신이며, 그분이 고통받고 조국에 헌신하는 동안 안락과 특권을 누리면서 살아온 기회주의자들의 탐욕은 거기에 비길 것이 못된다"고 그는 말했다.

또 트럼프가 늘 주장해온 구호를 빗대 "존 매케인의 미국은 다시 위대하게 만들 필요가 없는 미국이다. 미국은 원래 위대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목이 메인 채 눈물을 참았다. 이 말에 워싱턴 정가의 주요 인물로 꽉 찬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메건은 전직 대통령인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도 조사를 부탁했고 , 이들은 매케인이 대통령직에 도전한 것은 정치적 욕심 때문이 아니라 초당적인 합의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개인적인 교분과 고인에 대한 찬사를 담은 연설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정치적인 라이벌 관계였던 매케인 의원이지만 그의 관용과 애국적인 원칙주의 때문에 결국 화해하게 되었고, 함께 힘을 합쳐 일하면서 "라이벌 관계는 눈 녹듯이 녹아 없어졌다"고 회고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매케인의 화해와 희생의 정신을 말하면서 트럼프에 대한 공격을 연설에 담았다. 오바마는 매케인이 추구했던 것은 "남들을 억지로 미국의 의지에 따라 굴복시키는 힘"이 아니었으며 국제법과 인권을 옹호하는 미국의 정신이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우리 미국의 정치, 공직 생활, 공직자들의 대화는 천하고 편협하고 치사해졌으며, 정치권은 허세와 공격, 모욕, 가짜 주장, 억지로 위장한 분노가 판치는 장소가 되었다"고 트럼프를 겨냥한 뒤 "그런 겉으로만 용감한 모습의 실제 내부에는 타고난 비겁이 자리잡고 있다. 존 매케인의원은 우리에게 그런 것보다 큰 정치를 하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보다는 훨씬 더 나은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도 한 때 대선 경쟁자였던 매케인 의원과 말년에 가깝게 지낸 이야기를 하면서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우리 등 뒤에서 함께 했다. 미국은 이래서는 안된다, 이보다는 더 나은 나라여야 한다고 속삭였다"면서 현 정치에 대한 유감을 표출했다.

이날 장례 예배는 매케인의 관을 차량 행렬이 의사당에서 옮겨온 뒤에 치러졌으며, 중간에 베트남전 참전용사비에 들려서 부인 신디가 화환을 바친 뒤에 성당으로 왔다. 성당에서는 생전에 뮤지컬공연을 사랑했던 고인을 위해 오페라가수 르네 플레밍이 "대니 보이"를 불렀고, 이에 부인은 슬픔에 겨워 쓰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에 베트남전 참전 용사로 5년여 동안 포로생활까지 했던 매케인을 영웅이 아니라며 매도했다. 그리고 오바마 건강보험을 철폐하려는 트럼프와 공화당의 시도에 대해 의회 내에서 반대 투표를 한 매케인을 최근까지도 매도했고, 얼마 전 백악관에서는 "곧 죽을 사람이니 중요하지 않다"는 보좌관 발언까지 나와 전국을 뒤흔들었다.

지난달 25일 그가 81세로 서거했을 때 트럼프는 대통령의 최소한의 임무인 단 이틀간의 백악관 조기 게양으로 끝냈다가 미군과 재향군인 전체 등 여론의 집중 공격을 당하자 이를 연장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버지니아의 골프장에서 시간을 보냈고, 평소처럼 트위터를 통해 미연방수사국(FBI)과 나프타에 관한 유감을 표하는 글을 올렸다. 그 중 한 군데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 철자를 틀리게 쓰기도 했다. 그는 장례식에 딸 이방카 내외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등 각료들을 대신 참석시켰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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