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시민이 제안하고 행정이 실천한다'…경주시민원탁회의, 18회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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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제안하고 행정이 실천한다'…경주시민원탁회의, 18회째 이어져

장영태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5-10-29 11:15:46
시민이 주도하는 협치행정 모델로 자리매김
반려동물공원 건립 등 시민제안...생활 속 정책 확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도시로 도약한 경주가 이제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시정'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 2022년 6월 옛 경주역 광장에서 열린 제6회 경주시민원탁회의에서 시민들이 '경주역사 활용방안'을 주제로 조별 토론을 벌이고 있다. [경주시 제공]

 

경주시는 2019년부터 '시민원탁회의'를 도입해 시민의 제안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경주형 협치행정 모델'을 구축했다. 6년째 이어지는 이 회의는 단순한 토론을 넘어 실제 시정을 움직이는 시민참여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포스트 APEC 시대, 행정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는 '참여행정'으로 변화하고 있는 경주의 새로운 시정 패러다임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시민과 행정이 함께 설계한 '숙의의 장'

 

경주시민원탁회의는 특정 단체나 전문가만의 자리가 아니다.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제안할 수 있는, 경주의 대표적인 시민참여 프로그램이다.

 

2019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 9월까지 총 18회가 열렸다. 경주시는 '시민원탁회의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매년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있으며, 시민이 직접 의제를 제안하고 토론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구조로 발전시켜 왔다.

 

참가자들은 생활 속 불편에서부터 지역의 현안, 나아가 도시의 미래 비전까지 폭넓은 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눈다. 시는 회의 결과를 단순히 듣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부서 검토를 거쳐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그 결과 일부 제안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서 '시민이 만든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행사는 멈추지 않았다. 시는 시민 참여의 폭을 넓히기 위해 회차를 분산 개최하고, 무선투표시스템 등 디지털 기술을 확장 도입했다.

 

시민 의견을 실시간으로 집계하고 반영함으로써 토론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한층 높였다. 이처럼 경주시민원탁회의는 단순한 행정 행사를 넘어, 시민의 집단지성이 시정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동하는 '숙의의 장(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2020년 11월 제2회 경주시민원탁회의가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열려 시민들이 출생률 감소 등 지역 현안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시민이 제안하고 행정이 응답하다

 

경주시는 원탁회의에서 나온 시민들의 제안을 단순히 듣고 넘기지 않는다. 회의가 열릴 때마다 제시된 의견을 부서별로 검토해 실제 시정에 반영하고 있다.

 

덕분에 시민이 낸 아이디어가 행정의 손을 거쳐 정책으로 바뀌는 '참여행정'의 좋은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제15회 시민원탁회의에서는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를 위한 시민실천방안'이 주제로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시민들은 "친절한 경주가 곧 APEC의 성공"이라며, 바가지요금 없는 서비스 문화 확산을 제안했다.

 

이에 경주시는 택시 기사와 음식점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친절 교육을 정기적으로 열고, '위생·친절 토크콘서트'를 개최해 시민 응대 문화를 개선했고, 자원봉사단이 '클린데이', '손님맞이 새단장의 날' 캠페인을 펼치며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실천운동으로 발전시켰다.

 

또한 회의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기초 외국어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시는 평생학습가족관을 중심으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단기 강좌를 개설해 관광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실용 회화 교육을 진행했다.

 

APEC 개최를 앞두고 시민들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행정이 이를 즉시 실행에 옮긴 셈이다.

 

시민 제안은 문화와 관광 분야를 넘어 일상 속 정책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5월 열린 제14회 회의 '멍멍야옹, 펫산업을 말해보자'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제안은 시가 이미 준비 중이던 반려동물 테마파크 사업과 맞물리며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이후 시는 사업 부지 검토를 마치고, 올해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 중이다. 운동장·수영장·산책로 등을 갖춘 대규모 테마파크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시민 공감 속에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생활 속 불편을 해소한 사례도 있다. 2023년 제11회 원탁회의에서 시민들이 제안한 '현곡면 금장사거리~나원초등학교 구간 인도 설치'가 대표적이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꼭 필요했던 이 구간은 지난해 말 준공돼, 통학로를 이용하는 학생과 주민들의 오랜 불편을 덜어줬다. 시민이 제안하고 행정이 응답한 결과, 위험하던 도로가 안전한 보행길로 바뀐 것이다.

 

같은 해 제13회 회의에서는 '탄소중립 도시를 위한 시민실천방안'이 논의됐다. 시민들이 스스로 생활 속 실천리스트를 만들었고, 시는 이를 '경주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반영했다.

 

소상공인과 농업인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해 실천하는 지속가능한 녹색도시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처럼 경주시민원탁회의는 아이디어가 정책이 되고, 제안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통로로 자리잡았다.

 

시민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행정이 해법을 찾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경주는 점점 더 '시민이 주인공인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2020년 12월 알천홀에서 열린 제3회 경주시민원탁회의에서 주낙영 경주시장이 시민들과 온라인으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포스트 APEC, '시민이 만드는 미래도시 경주'

 

경주시는 시민원탁회의를 단순한 의견수렴 창구가 아닌, 정책 실행의 출발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나온 제안들은 행정의 검토 과정을 거쳐 시정에 반영되고, 지역 현안 해결과 도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원탁회의는 경주만의 협치행정을 대표하는 상징이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후, 경주는 '행정이 주도하는 도시'에서 '시민이 설계하는 도시'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도시 발전의 축이 행정에서 시민으로 옮겨가면서, 시정의 방향도 '함께 만드는 경주'로 확실히 변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도 생활·문화·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의 제안을 적극 수렴하고, 참여의 폭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시민이 제안하고 행정이 실행하는 구조를 정착시켜, 누구나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협치의 기반을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시민원탁회의는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에 직접 반영하는 가장 생동감 있는 통로"라며 "포스트 APEC 시대를 맞아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협치행정을 통해 더 나은 경주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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