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천년 고도 경주, APEC 정상회의로 여는 '두 번째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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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도 경주, APEC 정상회의로 여는 '두 번째 전성기'

장영태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5-10-23 11:05:00
APEC 개최, 경주의 총 경제효과 7조4000억 원 추산
문화와 국제회의가 만나는 도시…준비는 끝났다
시민이 만든 질서와 환대, 경주의 진짜 경쟁력

경북 경주시가 심혈을 기울였던 '2025 APEC 정상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주시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안전한 국제회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앞세워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경주가 세계 속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천년의 역사와 첨단의 준비가 어우러진 경주는 지금,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 전통과 청년문화가 공존하는 경주 황리단길 전경. [경주시 제공]

 

검증된 국제회의 도시, 철저한 준비가 만든 결과

 

경주시는 2023년부터 정부와 경북도와 한 팀이 되어 APEC 유치전에 나섰다. 인천·부산·제주 등 쟁쟁한 도시와 경쟁하면서 경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고유 정체성을 기반으로 '안전한 도시', '검증된 국제회의 도시'라는 강점을 집중 부각했다.

 

화백컨벤션센터(HICO)와 보문관광단지 일대는 이미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경주는 2005년 부산 APEC 고위관리회의, 2010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2011년 UNWTO(세계관광기구) 총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잇달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도시 역량을 입증했다.

 

시는 이 같은 실적을 토대로 정부에 '즉시 실행 가능한 도시'임을 강조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품은 문화도시로서의 상징성과 높은 외국인 만족도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천년의 문화유산을 품은 품격 있는 회의도시'라는 콘셉트는 안정적 개최 여건과 글로벌 홍보 효과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경주시는 유치 과정에서 실무 중심 전략으로 승부했다. 관계 기관과 수차례 TF 회의를 열어 회의장 동선과 숙박 배정, 경호·의전 시뮬레이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철저한 준비와 세밀한 대응은 높은 신뢰로 이어졌고, 결국 경주가 최종 개최지로 선정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 APEC 정상회의 회의장인 보문단지 내 화백컨벤션센터(HICO). [경주시 제공]

 

회의장·숙박·교통 완비…"이제 개최만 남았다"

 

APEC 개최지 결정 직후 제기된 '준비 시간 부족'과 '시설 한계' 등의 우려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경주시는 현재 모든 준비를 마치고 개최만을 앞두고 있다.

 

행사장으로 지정된 화백컨벤션센터(HICO)는 보안·통신·의전 시설 개선 공사가 지난달 마무리됐다. 메인 회의장과 세션 공간, 언론센터, 경호 통제실 등 세부 동선 정비도 완료됐다.

 

숙박시설 역시 충분하다. 정상급 숙소(PRS) 조성을 위해 도지사와 시장을 위원장으로 숙박업계와 전문가로 PRS위원회를 구성해 표준모델을 마련하고 리모델링 및 신규로 35개 PRS를 완료했다.

 

정부대표단과 경제인, 미디어 등 참가단 숙소는 정부 부처와 협의를 통해 행사 기간 최대 77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객실을 확정했다.

 

특히 경제인을 위한 추가 수요에 대비해 포항, 울산 등 인근 도시 숙박시설 및 포항 영일만항에 정박한 2대의 크루즈와도 연계도 마쳤다.

 

교통 체계도 완비됐다. 김해공항과 KTX 경주역을 수송거점으로 운영된다. 참가단 숙소와 수송 거점 간 27개 노선의 APEC 전용 셔틀버스가 수시로 운행된다.

 

서울-경주 간 KTX, SRT 증설, 인천-김해공항 간 내항기 증편을 통해 참가자들이 빠르고 안전하게 경주로 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보문단지 내에는 임시 주차장이 추가로 마련됐다.

 

또 행사 기간 경호안전통제단을 중심으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교통상황실도 24시간 운영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APEC은 준비가 아니라 실행의 단계에 들어섰다"며 "행사 전용 이동로는 안전하게, 시민 교통은 평상시처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 APEC 정상회의 만찬장인 라한셀렉트. [경주시 제공]

 

시민이 만든 품격…불편 최소화와 자발적 참여

 

경주시는 시민이 중심이 되는 APEC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시는 행사 기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APEC을 성공개최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

 

시내버스와 택시는 평소와 동일하게 운행되며 일부 통제가 예상되는 구간에는 임시 순환 셔틀버스가 투입되고, 정상회의 기간 보문단지 경유 시내버스는 우회 노선이 운행된다. 도로, 교통, 안전, 환경 등 생활 불편에 대비해 현장상황실도 24시간 가동된다.

 

소상공인과 관광업계를 위한 지원도 병행된다. 시는 숙박·외식업계를 대상으로 친절·위생 교육을 실시하고 착한 가격업소 확대와 숙박요금 안정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돋보인다.

 

지난달 23일 열린 'APEC 시민자원봉사단 손님맞이 새 단장의 날' 행사에는 7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31일 범시민실천결의대회에서는 3000여 명의 시민이 성공개최 실천의지를 다졌다.

 

시는 1단체 1책임구역제를 도입해 70개 단체 1500여 명이 중심상가, 황리단길, 버스터미널 등 주요 지역에서 정기적인 청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매월 넷째 주에는 'APEC 클린데이'를 운영해 기관과 학교, 기업, 사회단체가 함께 도심 환경정비에 나선다. 불법현수막 정비, 쓰레기 수거, 도로와 하천 청소 등 생활밀착형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트 APEC, 시민과 함께 만드는 글로벌도시'를 주제로 열린 시민원탁회의에는 12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해 APEC 이후 경주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 신라 천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첨성대 일원에서 꽃밭을 지나 운행 중인 경주시 관광 전기차. [경주시 제공]

 

APEC이 바꿀 경제지도…지역경제 파급효과 7조 원

 

대한상공회의소와 딜로이트 컨설팅 분석에 따르면 APEC 개최로 인한 경주의 총 경제효과는 약 7조 4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단기 직접효과는 3조 3000억 원, 관광·소비 등 중장기 부가가치는 4조 1000억 원 규모로 분석됐다.

 

고용유발 효과는 2만 26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숙박·외식·쇼핑 등 소비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며 단기적으로 수천억 원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는 이러한 효과를 지역경제와 직접 연계하기 위해 다양한 현장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외식·숙박·관광업계를 중심으로 품질 향상 교육을 강화하고, 외국인 친화음식점 150곳을 지정해 다국어 메뉴판, 통역기, 옥외 간판 등을 지원했다.

 

또한 경북도와 협력해 숙박요금 자율협약, 서비스 개선 교육을 병행하며 업계의 자율 안정화를 유도하고 있다.

 

경주시 측은 APEC이 단순한 외교행사가 아니라 지역경제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리는 경제인 행사장인 국립경주박물관. [경주시 제공]

 

APEC 이후, '다시 찾는 도시'로

 

경주시는 APEC을 계기로 도시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는 화백컨벤션센터(HICO)를 중심으로 한 국제회의복합지구(GGCC)를 기반으로 각종 국제회의와 산업포럼을 상시 유치해 국제회의도시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보문관광단지, 황리단길, 불국사 등 주요 관광지를 연계한 체류형 관광 인프라도 확충한다. 야간 경관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APEC 참가국을 대상으로 언론인과 여행사 초청 팸투어를 운영해 경주의 문화유산과 관광 매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경주시는 또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유치를 추진하며, 국제회의도시로서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리더와 기업, 연구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문화·기후·기술 등 미래 의제를 논의하는 상설 국제포럼을 경주에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이번 회의는 행정이 만든 행사가 아니라 시민이 함께 만든 역사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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