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인건비 부담' vs '강사 죽이기'…강사법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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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부담' vs '강사 죽이기'…강사법 갈등 격화

지원선
기사승인 : 2018-11-22 13:35:02
대학들 인건비 부담 내세워 강의수 축소 등 나서
강사들 '강사 죽이기'라며 휴강 등으로 맞서

강사법(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의 연내 통과가 유력해지면서 대학들과 강사들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대학들이 인건비 추가 부담을 이유로 강사 수를 축소하는 각종 방안을 마련하자 강사들이 '강사 죽이기'라며 휴강 등으로 맞서고 있다.

 

강사법은 주 9시간 이상 강의하는 전임 강사에게 법적 교원 지위를 주고, 임용기간을 1년 이상으로 규정한 것 등을 뼈대로 하고 있다. 법안은 지난 15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국회 본회를 통과하면 내년 8월부터 시행된다. 

 

강사법은 2010년 한 대학 시간강사가 처지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이후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논의됐으나 대학들이 예산 부담 등을 내세워 반대 입장을 나타내자 계속 보완 입법이 진행됐다.

 

대학들은 이번에도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강의수 축소와 과목 통폐합 등 시간강사를 줄이기 위한 각종 방안을 마련해 강사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소속 박중렬 강사가 지난 21일 전남대에서 휴강 대신 계기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제공]

 

고려대는 지난달 강사법과 관련해 시간강사 수를 최소화하고 졸업이수학점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한 내부 문건을 토대로 각 학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고려대는 '강사법 시행 예정 관련 논의사항'이라는 문건을 통해 유사 과목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2019학년도 1학기 개설과목을 지금보다 20% 줄이는 한편, 학생들 졸업이수학점을 현재 130점에서 120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2019학년도부터 선택교양 157과목 중 98과목을 폐지하기로 했다. 경희대는 2018학년도 신입생부터 졸업이수학점을 130점에서 120점으로 줄였다. 중앙대는 강사 수를 1200명에서 500명으로 절반 이상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단과대학 학장·대학원장단은 입장문을 내고 "강사료 인상과 방학 중 임금 등의 추가 재정이 수십억원에 이를 것이므로 대학이 강좌 수를 줄이고 대형화해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원도내 대학 중 가장 많은 816명의 시간강사를 두고 있는 강원대는 TF(태스크 포스) 등을 마련해 강사법 대응 방안 논의를 시작했다.

 

강사들은 대학들이 강사법을 이유로 강의 수를 대폭 축소하고 졸업이수학점을 줄이려는 것은 "시간강사 죽이기에 나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간 강사들은 지난 21일 휴강으로 맞섰다. 일부 강사는 휴강 대신 계기수업을 하기도 했다. 강사들이 휴강을 한 것은 15년 만으로, 2004년 스승의날을 맞아 영남대에서 학생들과 같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휴강한 이후 처음이다.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 위원장은 "1800여명의 회원 중 절반 정도가 이번 휴강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지금은 워밍업이고 다음 달에 큰 싸움을 할거다. 성적입력 거부 파업을 하거나 짧게 하면 하루, 길게 하면 한 달 반도 할 수 있다"고 말해 방학 전 추가 휴강 등 강경대응에 나설 방침임을 밝혔다.    
 

한교조 등 시간강사들은 또 강사법이 시행돼도 추가비용이 대학 예산의 1% 미만 정도로 많지 않은데도 대학들이 전임교원의 강의시간을 과도하게 늘려 '강사죽이기'에 나선 것은 반교육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교조는 "최근 많은 대학들이 개정 강사법을 핑계로 대학을 파괴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획책하고 있다"며 "교육의 질은 개정 강사법이 아니라 대학당국이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강사법이 시행될 경우 강사의 방학 중 임금이나 퇴직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대학들의 입장에 대해서도 "대체로 큰 대학의 예산에서 강사들의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가 채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대학의 한 강사는 "강사법을 핑계로 시간강사 자리를 빼앗는 건 학문의 전당인 대학이 대학이기를 거부하는 졸렬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KPI뉴스 / 지원선 기자 president5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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