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소셜말싸미] 5월의 어느 '결혼 파업기'…결혼 신(新)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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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말싸미] 5월의 어느 '결혼 파업기'…결혼 신(新) 풍속도

김혜란
기사승인 : 2019-05-01 09:09:25


이것은 청첩장인가, 청구서인가. '가정의 달' 5월은 누군가에겐 '텅장(텅 빈 통장)'을 부르는 달일 뿐. 지인들이 건넨 청첩장은 '세금 청구서' 같다. 축의금 지출에 얇아진 지갑 탓에 결혼 시즌이라는 게 절로 실감이 난다. 비혼을 결심한 직장인 A 씨. "결혼 소식을 들으면 기쁘지만 '본전'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며 씁쓸함을 남겼다. 


아무래도 부담감이 가장 큰 건 예비 신랑, 신부일 터. '스드메'를 포함 예단, 예물, 식장, 신혼집 등 결혼 준비에 필요한 것들이 산더미다.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를 모두 합한 평균 비용은 2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5월을 대하는 각인각색의 '결혼 파업·파괴기'를 모아봤다.


▲ 이영주 씨는 최근 ‘영혼의 비혼식’을 통해 친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이영주 씨 인스타그램]

 

#나는 #나와 #결혼했다. 


이영주(가명) 씨가 선택한 '결혼 파업'의 형태는 '비혼식'이었다. 그는 최근 SNS에 하얀색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은 모습을 공개했다. '영혼의 비혼식'이란 글도 덧붙였다. 비혼인들의 '정신적 지주'로 통하는 작가 마스다 미리. 직장인 B 씨는 그의 저서인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를 일고 비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B 씨는 자신의 비혼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로 나눠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보통 비혼식은 보통 지금까지 낸 축의금을 회수하기 위한 파티다"며 "그보단 앞으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다"고 전했다.


▲ 정인-조정치 부부는 결혼식 대신 지리산 종주를 선택했다. [조정치 트위터]


#결혼식 #패싱


결혼식을 아예 하지 않는 '노 웨딩(No-Wedding)족'도 늘어났다. '물 떠놓고 결혼했다'는 어려운 시절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 '보여주기 식'의 결혼이 싫어 반기를 든 커플들. 예식에 쓸 돈으로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더욱 뜻깊은 일을 하겠다는 취지다. 가수 '정인-조정치' 부부는 결혼식 대신 지리산 종주를 선택했다. 배우 '구혜선-안재현' 부부는 예식비용을 기부해 어린이병원 환자들을 도왔다. 웨딩 마치를 울리지 않는 이들은 대체로 혼인신고를 결혼기념식으로 정한다. 또 언약식, 예배사 등 간단한 의식으로 결혼식을 갈음하는 커플도 있다.

▲ 서울시는 '셀프 웨딩족'을 위해 양재 시민의 숲 공원의 야외 예식장을 무료로 제공한다. [서울시 제공]


#결혼도 #DIY


'셀프 웨딩'에 관한 SNS 글만 해도 20만 건이 넘는데…. 올림픽공원, 제주도 사려니 숲 등은 '셀프 촬영'의 명당지로 꼽힌다. '예식의 꽃은 드레스'라는 공식도 깨졌다. '바지 입은 신부'를 보게 돼도 당황하지 말 것. 온라인몰이나 SPA 브랜드에서 드레스를 구매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남편의 메이크업까지 책임졌다는 C 씨.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 닿을 때 더 예뻐 보이지 않냐"면서 '셀프 예찬론'을 펼쳤다. 웨딩플래너 D 씨는 "서울시는 셀프웨딩족을 상대로 양재시민의 숲의 야외 예식장을 무료로 대관하는 해주는 데 심사가 까다롭고 경쟁률도 어마어마하다"고 귀띔했다.


#스드메

'스드메'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서비스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웨딩 업계의 신조어다. 결혼 준비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하나의 패키지 상품으로 팔린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가격은 200~300만 원 선이다.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는 일본의 '국민 언니'로 불리며 비혼 여성들의 대변인으로 떠오른 작가다. <걱정 마, 잘 될 거야> <여탕에서 생긴 일> 등을 통해 독신녀들의 일상을 섬세히 묘사했다. 특히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는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며 비혼 열풍을 불러 모았다.

#셀프 웨딩

'셀프 웨딩(self wedding)'은 웨딩 플래너를 통하지 않고 '스드메' 등을 직접 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격 거품을 피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꼭 비용 때문만도 아니다. '신부가 주인공'이라는 인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부부들은 결혼식은 '공동의 작업'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 한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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