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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대선시계, 안갯속 정국…'질서있는 퇴진' vs '탄핵'

박지은
기사승인 : 2024-12-08 12:37:27
한동훈 "질서있는 조기퇴진…尹, 외교 포함 국정관여 않을 것"
韓총리 "여당과 함께 국가 기능 운영"…공동 대국민담화 발표
尹 임기 단축 확실시…'2선 후퇴' 놓고 '위헌 논란' 거세질 듯
이재명 "정부·여당 2차 내란 획책…韓, 뭔 자격으로 국정운영"
민주당 "尹 직무정지만이 헌법절차"…禹의장 "명백한 위헌"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2년5개월) 단축이 확실시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야의 주도권 다툼이 벌써부터 불붙는 양상이다. 

 

야권의 셈법은 분명하다. 하루라도 빨리 윤 대통령을 끌어내려 대선을 치르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비상계엄 사태'에 분노한 민심을 등에 업고 즉각 탄핵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탄핵 정국은 야권이 여론을 '우군화'할 수 있는 무대다. '박근혜 탄핵'이라는 검증된 선례가 있다. 

 

여권이 '질서 있는 퇴진'을 고수하는 건 불가피한 선택이다. 친한·친윤 계파를 떠나 '탄핵=야당 집권'이라는 위기의식이 상당하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지난 7일 여당의 표결 불참으로 폐기된 이유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담화는 이탈표 최소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국민 공동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문제는 '질서 있는 퇴진'이 가보지 않는 길이라는 점이다. 퇴진 로드맵과 방식 등이 유동적이다. 특히 윤 대통령 '2선 후퇴' 규정을 놓고 거센 정치적,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 

 

한 정치 전문가는 8일 "탄핵때와 달리 법에 명시된 '대통령 권한대행'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장 상대국이 총리 참석을 용인하지 않아 정상외교가 어렵고 공직사회 인사권 주체가 애매해진다"는 진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을 대신해 사실상 직무 대행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헌법상 최종 결정권은 윤 대통령에게 있는 만큼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대안을 떠나 위법"이라는 법조계 다수 의견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책임총리제 또는 거국중립내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또한 법에 없는 방안이다. 국군통수권 이양 등은 헌법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야권은 '탄핵 드라이브'를 멈출 기색이 없다. 퇴진 로드맵을 놓고 여야간 합의 확률이 희박한 셈이다. 대선 시계가 확정될때까지 혼란과 진통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진보, 보수 진영에서 선두를 달리는 차기 대권주자다. 서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막이 올랐다. 한 대표는 당정관계를 이끌며 계엄 사태 수습을 위해 전면에 나섰다. 이 대표는 '여당=내란정당' 프레임을 씌우며 한 대표를 직격 중이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한 총리와 만나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 등을 논의한 뒤 담화를 발표했다.

 

한 대표는 담화에서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없으므로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국민 다수 판단"이라며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준엄한 국민의 심판과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질서 있는 대통령의 조기 퇴진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미칠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정국을 수습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며 "당내 논의를 거쳐 그 구체적 방안들을 조속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국민들과 국제사회에서 우려하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지금 진행되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기관 수사가 엄정하고 성역 없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정부나 당이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라도 옹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 대표는 당 대표와 총리 간 회동을 정례화해 국정 공백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도 "여당과 함께 국가 기능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할 것"이라며 "민주당과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탄핵 무한 반복' 의지를 명확히 하면서 여당과의 협의를 일축했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탄핵안은) 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민주당은 당장 오는 11일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안을 다시 표결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부·여당이 2차 내란을 획책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여당 대표와 총리가 다시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유고되지 않은 상태에 무슨 근거로 여당 대표와 국무총리가 국정을 하겠다는 거냐"고 따졌다.

이 대표는 "일반 국민 시각으로 봐도 '네가 뭔데'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한동훈이 국민의힘 당대표인 건 알겠는데, 뭔 자격으로 국정을 자기가 국무총리와 의논해 정하겠다는 건가. 무슨 공산당 인민위원장쯤 되느냐"고 몰아세웠다. 전날엔 한 대표를 향해 "정치를 그렇게 사적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앞서 김민석 최고위원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직무정지만이 유일하게 헌법에 정해진 절차이고 그 외 어떤 주장도 위헌이자 내란 지속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내란이 한동훈·한덕수, 검찰 합작 2차 내란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그 누구도 부여한 바 없는 대통령의 권한을 총리와 여당이 공동 행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단언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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