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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안 나는 수계배터리, 수명 문제도 해결했다

장영태 기자
기사승인 : 2026-04-06 09:33:18
포스텍, 아연 전착과 경쟁하는 수소 발생 잡아 수계배터리 상용화 난제 돌파
안전하고 경제적인 수계아연배터리 상용화 앞당길 핵심 기술 기대

포스텍 연구팀이 간단한 표면 처리 공정으로 수계아연배터리의 수소 발생을 억제하고 충·방전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 포스텍 친환경소재대학원 배터리공학과 이민아 교수, 포스텍 권민형 박사. [포스텍 제공]

 

포스텍은 친환경소재대학원 배터리공학과 이민아 교수, 권민형 박사 연구팀이 구리 집전체를 친환경 용액에 잠깐 담그는 표면 처리 공정으로 수계아연배터리의 수소 발생을 억제하고 아연이 안정적으로 충·방전되도록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터리얼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기차 화재, 스마트폰 발열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한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해질로 '물'을 쓰는 수계아연배터리는 그 유력한 대안이지만 배터리를 사용할 때 물이 분해되며 원치 않는 수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고질적인 약점이 상용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계아연배터리는 쉽게 불이 붙는 유기 용매를 쓰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화재 위험이 낮고 음극 소재인 아연 금속은 용량이 크고 경제적이다.

 

문제는 수계 전해질에서 아연 금속을 환원시키는 과정에서 물 분자가 아연보다 먼저 분해되면서 수소 기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수소 기체는 아연이 전극에 고르게 쌓이는 것을 방해해 금속이 나뭇가지처럼 들쭉날쭉하게 자라거나 원치않는 부산물을 만들고 결국에는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을 갉아먹는 주범이다.

 

기존 연구들이 대부분 수계전해질을 개량해 수소 기체의 발생을 줄이는 것에 집중했다면 연구팀은 수소가 만들어지는 출발점, 즉 물과 아연이 동시에 환원되는 구리 집전체의 표면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선택한 방법은 구리 집전체를 '공융용매'라는 특수 용액에 담그는 것이다. 공정 자체는 단순하지만 효과는 컸다.

 

이 과정에서 구리 표면에 자연적으로 생긴 산화막이 깨끗이 제거되는 동시에 수 나노미터(nm) 두께의 얇은 유기 보호층이 새로 형성됐다. 이 보호층은 수소 이온이 구리의 표면에 달라붙지 못하도록 막아 수소 기체 생성을 원천 차단한다.

 

여기에 더해 환원 초기 단계에서 자발적으로 구리와 아연으로 이루어진 합금층이 균일하게 형성되도록 해 아연이 판상형으로 촘촘하게 쌓이는 환경을 만들었다.

 

▲ 집전체를 친환경 용액으로 처리해 수소 발생을 줄이고 구리-아연 합금 중간층 형성을 유도해 아연의 균일하고 치밀한 성장을 구현하는 기술 개념도. [포스텍 제공]

 

이 방식으로 성장한 아연은 이상적인 두께에 근접한 106% 수준으로 빽빽하게 쌓였으며 결정립 크기도 2μm 이상으로 성장했다. 결정립이 클수록 아연 입자의 표면적이 줄어 충·방전 반복에도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성능 지표도 현재까지 보고된 수계아연배터리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연 사용률 30% 조건에서 누적 용량 5.8Ah/cm²(암페어시 퍼 제곱센티미터), 50% 조건에서도 2.2Ah/cm²를 달성했다.

 

또한, 실험실 수준을 넘어 상용 파우치셀 형태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이 확인돼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이민아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간과된 집전체 표면에 반응 선택성을 부여하여 수계배터리의 효율 저하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며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대형 에너지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전하고 경제적인 수계아연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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