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를 체감하는 가계가 얼마나 될까. 한국은행은 지난 22일 2018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범한 대한민국 가계라면 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유는 ‘가계소외 + 소득양극화’다. 우선 가계로 돌아가는 몫이 너무 작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20여년간 가계는 성장과실의 분배에서 늘 뒷전이었다. 기업소득은 뛰는데 가계소득은 사실상 뒷걸음질쳤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언제나 국민총소득(GNI) 증가율보다 낮았다.

통계가 말해준다. 24일 한은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민총소득(GNI)중 가계몫은 61.3%다. 성장과실의 총합인 국민총소득중 가계소득으로 배분되는 몫이 그렇다는 말이다. 미국(79%), 영국(75.2%), 독일(73%), 이탈리아(72.6%), 캐나다(70.2%)에 비해 현저히 낮다. OECD평균 64.7% 보다도 낮다. 그만큼 한국의 가계는 선진국 가계에 비해 성장과실의 분배에서 더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한 꺼풀 벗겨 내면 수치는 더욱 나빠진다. ‘조정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선진국과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2017년 본원소득 기준으로 가계소득 비중은 61.3%. OECD 평균(64.7%)과의 격차가 3.4%포인트다. 이를 조정처분가능소득으로 보면 한국 64.2%, OECD 평균 71.4%로 격차가 7.2%포인트로 두 배 가량 더 벌어진다.
본원소득(primary income)은 아무 것도 떼지 않은 ‘1차소득’을, 조정처분가능소득은 각종 세금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 준조세를 뺀 소득(가처분소득)에다 정부 복지서비스를 반영한 궁극의 실질소득을 말한다.
대한민국 가계는 1차소득 분배에서도 뒷전으로 밀리더니 실질적 소득에서는 아예 찬밥 신세로 전락하는 꼴이다. 경제 불균형을 완화하는 정부의 역할이 OECD 평균보다 한참 뒤떨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전히 한국은 OECD 회원국중 복지 후진국이다.
결국 실질 가계소득이 더욱 초라해지는 건 조세와 복지를 통한 정부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약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역할이 가계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스웨덴, 룩셈부르크가 좋은 예다. 가계소득 비중이 1차소득 기준으로는 한국보다 낮지만 조정처분가능소득으로는 한국을 훨씬 앞지른다. 스웨덴의 경우 1차 소득기준 가계소득 비중이 58.1%. 한국보다 3.2%포인트 낮다. 그러나 조정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는 69.9%로 11.8%포인트나 뛰면서 한국을 5.7%포인트 격차로 앞지른다. 정부의 역할, 복지의 결과로 스웨덴 가계는 한국 가계보다 훨씬 더 잘 산다.
K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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