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내전으로 가는 與 당권투쟁…친명계 '정청래 때리기'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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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으로 가는 與 당권투쟁…친명계 '정청래 때리기' 격화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6-06-11 16:58:42
의총서 鄭사퇴론 "공정 전대 위해"…지도부 지선 책임론도
친명계 '鄭 전대 불출마' 압박…친청계 의원·지지자도 반격
鄭 마이웨이, 6말7초 사퇴해 연임 도전…李대통령 전례따라
미디어토마토…적합도 김민석 24% 鄭 18.4% 송영길 15.8%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경쟁이 험악해지고 있다. 친명·친청계 간 갈등이 이해 충돌을 넘어 내전으로 치닫는 조짐이다. 새 당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계파의 정치 앞날이 걸린 만큼 사생결단식 대결이 예상된다.  

 

긴장이 높아진 일차 원인 이재명 대통령의 '개입'이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 후보군에 대한 '편애'를 드러냈다. 정청래 대표를 혼내면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칭찬했다. 순방길 배웅엔 이례적으로 총리가 나왔고 대표는 빠졌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찍힌 것으로 비친다.

 

정 대표가 연임 의지를 꺾지 않고 마이웨이하는 것이 이차 원인이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한마디는 도발적인 출사표로 읽힌다. 매를 든 대통령에게 대드는 뉘앙스가 풍긴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집권 1년을 막 넘긴 서슬 퍼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후보가 맞서는 모양새다. 계파 의원과 지지자들도 드잡이에 나섰다.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당권주자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를 해당 행위자로 규정했다. 최민희 의원은 이언주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저격했다.

 

그간 양측은 악감정이 쌓일 대로 쌓인 상태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정 대표의 조국혁신당 합당 선언 등이 빌미가 됐다. 6·3 지방선거 평가와 책임론은 기폭제로 작용했다.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는 8월 17일 열린다. 60여일 포성이 불가피하다. 

 

친명계는 정 대표 때리기를 이어갔다. "정권은 짧다"는 발언을 성토하며 대표직 사퇴·전대 불출마를 압박했다. 정 대표 출마가 이 대통령과의 갈등을 키워 내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부각했다. 

 

정 대표는 지난 10일 "민심이 천심이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며 문제의 메시지를 던졌다. 지방선거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다. 민심을 내세웠으나 이 대통령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11일 CBS라디오에서 "대단한 실언"이라고 질타했다. 정 대표 연임 도전에 대해선 "진정한 사과가 선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매우 부적절하다"며 "당의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고 썼다. 김유정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해보자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정 대표 사퇴론과 지선 책임론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철민 의원은 "정 대표가 당대표에 다시 도전할 의사가 있다면 오늘이라도 사퇴해야 중립성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선 "심리적으로 참패 이상"이라며 "당 차원의 각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쓴소리했다고 한다. 

 

임미애 의원도 "이재명 대표 시절의 전대 재출마 사례를 보면 사퇴한 뒤 60일 안에 선거를 치뤘다"며 "지금쯤이면 정 대표도 사퇴해야 공정 관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를 향한 압박은 선거 직후부터 계속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정 대표 등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라며 최고위원직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 대표도 불출마해야한다는 논리다. 

 

친명계는 '민주화 이후 한국 대통령의 절반 이상이 탄핵·구속을 겪었다'고 언급한 이 대통령의 이코노미스트 인터뷰도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해당 인터뷰에서 "나도 악순환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와 강득구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각각 "통합의 힘으로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키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부 권력 투쟁이 아니다"고 썼다. 이 대통령을 위해 정 대표가 연임을 포기해야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정 대표는 의총에서 "어제 저는 이 대통령 인식에 공감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명제 앞에서 우리는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진화성 발언으로 여겨진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도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론은 공식 논의된 사안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 대표는 연임 의욕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자신의 지지층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찾아 "많은 고뇌와 회한의 밤을 보낸다. 그렇지만 결론은 항상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다짐과 결의"라는 글을 올렸다. 

 

또 같은 날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주재하며 시도당·전국위원장 선출 방식을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로 바꾸는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명계가 강력 반대해온 안건이다. 정 대표가 당원 지지를 기반으로 연임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정안이 16일 당 중앙위까지 통과하면 8·17 전대에 맞춰 열리는 시도당·전국위원장 선거부터 적용된다. 

 

정 대표는 연임 도전을 위해 6월 말에서 7월 초쯤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대 준비위원회(전준위)가 구성되는 24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당 대표 1기 시절 연임 도전을 위해 사퇴한 전례를 따른 것이라고 한다. 정 대표는 토론회 후 연임 도전 여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각자 알아서 판단하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 대표가 끝까지 전대 출마를 강행할지는 불투명하다. 당권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내분이 격화하는 게 큰 부담이다. 전대 승산이 높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패하면 치명상을 입을 전쟁에 확신 없이 나서는 건 도박이다.   

 

미디어토마토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8, 9일 전국 유권자 1036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6·3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 대표가 최대 패자인가'라는 질문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 대표는 각각 30.3%, 25.6%의 응답을 받았다.


민주당 차기 대표 적합도에선 김민석 국무총리가 24.0%를 얻어 선두를 달렸다. 정 대표는 18.4%, 송 전 대표는 15.8%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김 총리(40.1%)가 1위였는데, 2위 그룹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송 전 대표 24%, 정 대표 22.9%였다.


이번 조사는 ARS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 응답률은 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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