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경선룰·김어준' 당권경쟁 변수…정청래 '연임의 꿈'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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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룰·김어준' 당권경쟁 변수…정청래 '연임의 꿈' 멀어지나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6-07-09 17:14:00
"당헌 위반" 鄭 반발에도 전준위, 선호투표제 결정
선호투표, 김민석·송영길 단일화 효과…鄭에 불리
鄭 "때리면 맞겠다, 정당방위는 한다"…"많이 아프다"
김어준, 김민석 도와 鄭과 결별설…지지층 결집 차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는 9일 새 지도부를 뽑는 8·17 전당대회에서 '선호투표제'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전준위는 이날 회의를 갖고 당대표 선거 방식과 관련해 "선호투표는 당헌당규 위반이 아니라는 게 다수의견"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결정한대로 '결선투표'가 아닌 선호투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당권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는 전날 "선호투표는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친청계도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전준위가 이날 회의를 통해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정 전 대표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은 선호투표를 지지했다. 정 전 대표로선 본게임에 앞서 경선룰 싸움에서 한방 먹게 된 셈이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선호투표제가 최종 확정된 건 아니다. 전준위 이연희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전준위에서 의결했고 최고위원회를 거쳐 당무위에서 의결되는 절차"라며 "현재는 최고위에서 계류 중인데 10일 의결하는 걸 스케줄로 놓고 있다"고 말했다.


선호투표는 모든 후보에 대해 각 유권자가 선호하는 순위를 매기도록 하는 것이다. 유권자가 고른 1순위를 계산해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당선된다. 없으면 꼴찌가 떨어지고 꼴찌에게 1순위를 준 유권자 각각이 2순위로 고른 후보에게 그 표를 넘겨준다. 이런 식으로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후보를 한 명씩 떨어뜨린다.

 

8·17 전대 당대표 선거엔 김 전 총리, 송 의원, 고민정 의원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 전 대표도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4파전이 예상되는데 컷오프(예비경선)를 통해 3명만 본경선에 참여한다. 

 

전준위는 선호투표가 적용되더라도 유불리 예상은 어렵다는 시각이다. 유권자가 선택하는 우의 수가 많아서다. 그러나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득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총리는 친명계 당권주자로 꼽힌다. 송 의원은 김 전 총리와 '반청 연대'를 거론할 만큼 우호적이다. 현 주류인 '뉴이재명' 성향 당원들은 1·2순위에 두 후보를 고를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친노·친문 등 구주류 당원들은 2순위에 김 전 총리, 송 의원 중 택일해야한다. 결국 합산하면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자연스러운 단일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정 전 대표가 룰 변경을 거세게 외치는 이유다. 그럼에도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김 전 총리는 선호투표제를 거듭 요구하며 정 전 대표를 공격했다. 그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순천갑 당원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 시절 당대회에서나 역사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당헌당규상 문제없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 없는 룰을 자꾸 시비 거는 거라고 하면 전형적인 집단적 자기정치"라고 쏘아붙였다.

 

정 전 대표는 이번 전대에서 연임을 노리고 있다. 6·3 지방선거 전까지만 해도 당권 경쟁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른바 3대(검찰·사법·언론)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며 강성 지지층과 권리당원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맞서는 것으로 비치면서 시련을 겪고 있다. 지지층이 분열되고 '명청대전' 우려가 커졌다. 친명계는 정 전 대표 출마 포기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왔다. 정 전 대표가 집중 포화를 받는 배경이다. 

 

정 전 대표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2대 1, 3대 1로 싸우면 흠씬 두들겨 맞는다"며 "많이 아프다"고 썼다. 불리한 대결 구도가 짜여 고달픈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친문계 고 의원도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 당 운영을 문제 삼으며 "정청래 연임을 막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전날 SBS라디오에서 "(정청래 당 대표 시절) 소통이 사라졌고 논의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도 정 전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당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 지지율이 밀리는데 얼마나 망신인가"라며 "'내란세력'이라고 욕만 하면 뭐하나"라고 쓴소리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남 탓하고 네거티브하는 것"이라고 즉각 맞받았다. "저는 네거티브하지 않겠다. 상대방 헐뜯고 욕하지도 않겠다"고도 했다. 그는 "때리면 맞겠다"면서도 "가끔 정당방위는 하겠다"고 예고했다.

 

정 전 대표로선 자신과 가까웠던 '빅스피커' 김어준씨가 석연치 않은 행보를 보이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정 전 대표는 구주류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김씨 역할을 크게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는 정 전 대표 지지자들이 즐겨본다. 그런데 김씨가 최근 김 전 총리에게 쏠쏠한 도움을 줘 주목된다. 

 

김 전 총리는 지난 8일 김 씨 유튜브에 나가 50여 분에 걸쳐 각종 의혹을 반박했다. 그는 계엄 해제 국회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 "1초 늦었다"고 했다. 김 씨는 계엄 당일 김 전 총리가 국회 담을 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씨는 "(김 전 총리가) 표결 시점에 국회 안에 있었고 본회의 도착할 즈음 표결이 이뤄져 간발의 차이로 놓쳤다"고 대신 해명도 해줬다.

 

앞서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감기약을 먹고 잠들었던 탓에 계엄 해제 표결에 제때 참여하지 못했다는 김 전 총리 설명을 반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그 감기약 성분이 무엇인가"라며 공세를 폈다. 친명계는 "명예훼손"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 씨도 유튜브 방송에서 "깔끔하게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권했다.

 

김 씨 행보를 놓고 정 전 대표와 결별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김 씨가 이번 기회에 정 전 대표를 손절했다"고 단언했다.

 

김 씨는 유튜브 방송 등으로 재산을 많이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 한식당을 개업하기도 했다. 지킬 것이 많아져 이 대통령과 척을 지는 게 부담스러운 처지가 됐다. 

 

정 전 대표는 후보 등록일(16, 17일) 직전인 내주 초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연임의 꿈이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통 지지층에 소구력을 가진 유시민 작가도 이번 전대와 거리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소장은 "정 전 대표가 출마를 안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김 씨도, 유 씨도 빠졌다. 뭘 갖고 선거를 치르겠냐"고 반문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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