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은 시작, 전국 재선거"…투표용지 부족 방패삼아
오세훈 "자리보전용 구호 멈춰라"…비당권파, 張 질타
장성철 "張, 좀비 정치인…스스로 고립되고 무너질 것"
6·3 지방선거 후 보수 유권자 다수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국민의힘 대표가 여전히 장동혁이어서다. "선전했는데 왜 물러나냐"는 게 장 대표 주장이다.
'윤 어게인 노선'의 그를 싫어했던 유권자는 투표를 망설였다. 선거 며칠전 여의도 식당에서 우연히 대화를 듣게 된 옆좌석 노인 2명도 그랬다. 이들은 "이회창때부터 국힘을 찍었는데, 이번엔 관둘까봐"라고 입을 모았다. "장동혁이 살면 안돼잖아"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설마하며 투표한 이들은 낙담하고 있을 법하다.
최근 지인모임에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의원의 당선이 화제였다. "오세훈 역전승은 감동", "한 의원이 이겨 정말 다행"이라는 말이 오갔다.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감대였다. 보혁이 균형을 맞춰야 정치가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광역단체 16곳 선거에서 4곳만 이겼다. 그것도 서울을 빼면 텃밭 3곳(대구·경북·경남)이다. '영남 자민련' 소리를 들어도 싸다.
서울은 오 시장이 개인기로 간신히 지켰다. 장 대표와 철저히 거리두기를 한 덕분이기도 하다. 한 의원의 부산 북갑 보선 승리는 곧 장 대표의 패배다. 장 대표는 '한동훈 죽이기'에 올인했으나 실패했다. "오세훈·한동훈에 대한 유권자 지지는 장동혁에 대한 심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거 후 장 대표 사퇴론이 쏟아진 건 예견됐던 일이었다. 장 대표는 그러나 갖가지 핑계를 대며 자리 지키기에 혈안이다. 민심을 거스르는 행태다.
장 대표는 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으로부터 면전에서 잇따라 사퇴 요구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양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고 직격했다. 장 대표는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받아치며 6·3 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자리보전 이유로 내세웠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실제로 방패막이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장 대표는 1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서울 등 6개 지역에 대해 선거무효 소청을 내기로 결정했다. 당론 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처리한 모양새다. "자기 생존을 위해 당을 볼모로 삼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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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6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장 대표는 16일 문화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최고위 논의를 통해 충분히 여러 의견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청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전국적으로 재선거를 실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재선거가 목표임을 확인하며 확전 의지를 드러냈다. 재선거가 오 시장을 겨냥한 '흠집내기'라는 지적에는 "매우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중대한 참정권 침해 사건으로 당이 해야 할 일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선거제도의 근본적 개혁"이라고 못박았다. 오 시장은 "그런데도 장 대표는 온 당을 소모적인 '재선거 주장'으로만 몰아가고 있다"며 "자리보전용 구호를 멈추고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동혁 지도부는 부정선거 음모론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살리는 길로 당을 이끌고 있다"며 "리더십을 교체해야 한다"고 썼다.
개혁 성향 초·재선 위주 모임인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 14명은 추가로 의총 소집 요구서를 냈다. 이들은 소청을 내기 전 긴급 의총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당권파는 장동혁 지도부를 일제히 성토했다. 박정훈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장 대표가) 선거 패배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술책으로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종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재선거는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김태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책임지는 질서있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정점식 원내대표와 원내 지도부는 장 대표의 '마이웨이'에 난감해하는 기류가 엿보인다. 소청 결정을 현행법에 규정된 절차를 밟은 정도로 여겼기 때문이다. 전면 재선거와는 거리가 멀다. 정 원내대표는 격분하며 오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당 지지율이 오른 것도 자리 고수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국힘과 장 대표가 뭘 잘했느냐. 여권이 당권투쟁으로 내분을 겪자 반사이익을 챙긴 것에 불과하다"(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동훈 의원도 중앙일보 유튜브에서 "장 대표가 없으면 더 올라갈 수치"라고 꼬집었다. 그는 "장동혁을 배제한 저나 오세훈 시장이 민심을 받아냈고 그런 승리가 '보수를 재건할 만하다'는 희망으로 반영된 수치"라고 짚었다.
국민의힘은 오는 17일 의총을 열어 장 대표 거취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갑론을박만 오가고 결론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의원 과반수 이상이 들고 일어나기 전에는 장 대표 사퇴가 난망하다"며 "아무 말 안하고 있는 레밍들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재선 의원은 "단지 말만으론 안된다"며 "중진들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몇몇 의원이 단식하는 등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리더십을 잃었다. 이미 스스로 퇴진했어야하는 지도자인 셈이다. 권위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소수 강성 지지층에 기대 정치를 한 탓이다.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원하는 당내 여론, 민심과 멀어지고 쇄신을 외면했다. 외연확장이 불가능했고 지선 패배가 그 결과다. 이대로 가면 2028년 총선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장동혁 체제로는 안된다"는 아우성이 높은 배경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장동혁은 악성 알박기 업자와 다름없다"며 "당헌당규 뒤에 숨어 쫓아낼 방법을 막아버린 좀비 정치인"이라고 단언했다. 장 소장은 "알박기 정치의 말로는 사람들이 찾지 않아 스스로 고립되고 무너지게 돼 있다"며 "고집과 망상으로는 당권을 유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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