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기간·전원·통신 등 조건 제각각…"사고 감지 범위 넓혀야"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탑승자가 직접 구조를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차량이 보낸 사고 신호가 실제 구조로 이어지면서, 사고자동통보 시스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고자동통보'는 차량이 사고를 감지해 콜센터에 알리고 긴급 신고로 연결하는 기능으로, 구조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모든 사고에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에어백 전개 여부와 차량의 전원·통신 상태, 서비스 이용기간 등에 따라 자동통보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 작동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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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량 사고 시 에어백 전개와 자동 긴급신고 작동 과정. [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경북 청송에서 저수지로 추락한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는 에어백 전개 신호가 콜센터에 전달되면서 119 신고와 운전자 구조로 이어졌다.
르노코리아는 필랑트와 그랑 콜레오스, 아르카나에 사고자동알림(ACN)을 포함한 어시스트 콜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에어백이 전개되면 사고 신호가 르노코리아 콜센터로 전달되고, 콜센터가 이를 확인해 119에 신고하는 방식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는 에어백이 전개될 때만 차량에서 자동으로 신호가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에어백 전개가 핵심 조건…전원·통신 끊기면 작동 제한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블루링크와 Kia Connect(기아 커넥트) 적용 차량에서 에어백 전개 자동통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네시스 역시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를 통해 같은 기능을 운영한다. 제공 여부와 이용조건은 차종과 연식, 단말기 사양 등에 따라 다르다.
세 브랜드 모두 에어백 전개를 자동통보의 주요 조건으로 삼는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는 후방충돌이나 일부 측면충돌, 사면충돌, 전복 등의 사고에서는 자동통보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고로 에어백이 전개되면 긴급구난센터와 연결돼 사고가 자동으로 접수된다"며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는 경우에는 자동통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량 전원과 통신 상태도 변수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사고 충격으로 차량 배터리가 파손돼 전원이 끊기거나 통신 장애 또는 음영지역이 발생하면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수입차 업체들도 사고자동통보 기능을 운영한다. BMW는 '인텔리전트 이머전시 콜'을 통해 사고 정보를 콜센터에 자동 전송해 긴급 신고를 지원한다. 아우디도 Audi Connect의 'E-Call'을 제공한다.
무료 제공기간도 확인해야…사고 감지 범위 확대 과제
서비스를 얼마나 오래 이용할 수 있는지도 업체와 차량에 따라 차이가 있다.
르노코리아의 현재 판매 차량은 어시스트 콜이 'openR link 커넥티드 서비스'와 연동된다. 2023년 4월 이후 출고된 신차는 커넥티드 서비스를 5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유료 구독을 유지해야 어시스트 콜도 사용할 수 있다. 과거 일부 연식에서 어시스트 콜을 커넥티드 서비스와 별개로 제공했던 것과 달라진 부분이다.
현대차는 최신 블루링크 라이트 적용 차량에서 에어백 전개 자동통보와 SOS 긴급출동 등 주요 안전 서비스를 차량 보유기간 동안 무료로 제공한다. 기아는 Kia Connect의 5년 무료 이용기간이 끝난 뒤 관련 라이트 서비스를 추가로 5년간 무료 제공한다.
BMW의 인텔리전트 이머전시 콜은 공식 약관상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아우디의 E-Call은 공식 약관상 차량 등록일부터 10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사고 이후 탑승자를 보호하는 기술은 차량 안전 평가에서도 비중이 커지고 있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기관 유로 NCAP은 2026년부터 사고 후 안전(Post Crash Safety)을 별도 평가 영역으로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자동통보 시스템의 구조 효과를 높이려면 사고 감지 범위를 넓히고 전원 차단 상황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에어백이 전개될 정도의 사고에서는 운전자가 정신을 잃거나 혼미해 직접 신고하지 못할 수 있다"며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백은 모든 사고에서 전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향후 차량 블랙박스 등의 영상 분석을 함께 활용한다면 사고 감지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 "전원이 차단됐을 때 예비전원을 통해 통신 모듈이 일정 시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자체 전원을 활용해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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