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97년 대선 승리 때 DJ 거주 '일산 사저' 문닫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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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대선 승리 때 DJ 거주 '일산 사저' 문닫은 이유는?

송창섭
기사승인 : 2024-08-13 10:15:52
고양시, 23억 매입후 김대중기념관으로…본채‧별채 2개 동
DJ 쓰던 유품 그대로 전시…2022년 민원 이유로 무기 휴관
지역 정가 "與 소속 인사 시장된 뒤 '김대중 지우기' 나서"
고양시 "건물 누수 있어 개·보수 검토 중…고의 휴관 아냐"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997년 대선 승리 때 거주한 경기도 고양시 '옛 일산 사저'가 사실상 방치된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에 있는 김대중기념관. 대문에는 여전히 김대중 전 대통령, 이희호 여사 문패가 걸려 있다. [송창섭 기자]

 

고양시 정발산동에 있는 DJ 일산 사저는 대선 이튿날 전국 각지 지지자들이 몰려와 대선 승리를 축하한 곳으로 유명하다. 김 전 대통령은 1996년 8월 입주해 1998년 2월 청와대로 떠날 때까지 살았다.

 

이 집은 2021년 6월 김대중기념관으로 재탄생했지만 현재 무기 휴관 중이다.

 

원 소유주는 김대중 정부 시절 '숨은 실세'로 불린 재미교포 무기 거래상 조풍언 씨였다. 2014년 조 씨가 사망하자 집은 딸(현재 미국 거주)에게 상속됐다. 고양시는 이 집을 2020년 시 예산 23억 원을 들여 매입했다.

 

대지면적 440㎡에 연면적 458.73㎡ 단독주택으로 지어진 김대중기념관은 본채와 별채로 구성돼 있다. 내부는 과거 김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것 그대로 재현했다. 본채 지하는 유품 등을 모아 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 김대중기념관 내부 거실 모습. [신인선 고양특례시 의원 제공]

 

고양시는 휴관 전까진 인터넷 사전 예약을 통해 회차당 최대 8명씩 하루 세 번 문을 열었다. 그러다 2022년 말부터 무기 휴관에 들어갔다. 표면적인 이유는 방문객 주차공간 부족과 지역민의 항의성 민원이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선 무기 휴관이 국민의힘 소속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2022년 취임한 것과 관련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인선 고양특례시의회 의원은 "기념관 외에 인근 정발산에 있는 '김대중 벤치' 안내판까지 치운 것은 '김대중 지우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지난 2월 초 시의회 임시회에서 재개관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시 고양시는 "전국에 김 전 대통령 관련 시설물이 6, 7곳이나 되는 상황에서 굳이 2년간 거주했던 곳을 기념관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겠나"라고 휴관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고양시 관광지 소개자료에 '김대중기념관'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어 고양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정발산 벤치 안내판은 김 전 대통령 소유물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철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기념관 내부 누수가 있는 것 같아 지난해부터 개·보수를 위해 휴관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년 간 어떤 개·보수 조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 일산 정발산 김대중 벤치 옆에 있던 안내판이 철거돼 있다. [정진경 전 청와대 행정관 제공]

 

신 의원은 "유물이 있는 공간에 지난해부터 누수가 있었다면 더 큰 문제가 아닌가"라며 "이런데도 아무 조처를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고양시는 2022년 1억 8400만 원이었던 기념관 운영 예산을 올해 5500만 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한 동교동계 관계자는 13일 "기념관 등 역사 공간은 운영 주체가 의지를 갖고 운영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시가 예산을 들여 매입한 공간마저도 정파적인 이유로 방치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KPI뉴스 / 송창섭 탐사전문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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