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방어 전략 수정 불가피…무효 심판 유지 사수에 총력
삼성전자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특허청(PTAB)을 오가며 벌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특허 전쟁에서 중대한 전략적 변곡점을 맞이했다. 최근 ITC 행정법 판사가 삼성의 절차적 제안을 거절함에 따라, 향후 소송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법률 전문 매체 로360(Law360)은 29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상표청(USPTO) 산하 특허심판원(PTAB)이 ITC 소송과의 중복 가능성을 고려해 삼성전자의 무효 심판(IPR) 청구를 기각할 위험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스콰이어스 판사가 삼성의 합의 조건을 거부함으로써 삼성의 전략이 사실상 구제받기 힘든 상황(Can't Save)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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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사옥 전경 [KPI뉴스 자료사진] |
이번 분쟁은 지난해 9월, 미국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넷리스트(Netlist)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ITC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넷리스트는 삼성의 DDR5 메모리 모듈 및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DRAM 장치가 자사 특허 6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제품들의 미국 내 수입 및 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이에 ITC가 지난해 12월 29일(사건 번호 337-TA-1472) 공식적으로 조사 개시를 결정하며 본격적인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삼성은 ITC 소송에 대응하는 동시에, 미국 특허청(PTAB)에 해당 특허들에 대한 '당사자계 무효 심판(IPR)'을 제기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 이는 침해 여부를 다투기에 앞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특허권 자체가 처음부터 자격이 없음을 입증하여 소송의 근거를 없애려는 전략적 행보였다.
특히 삼성은 미 특허청의 '핀티브(Fintiv) 원칙'을 의식해 파격적인 제안을 내걸었다. "특허청이 IPR을 개시해 준다면, ITC 소송 단계에서는 동일한 특허 유효성 문제를 다투지 않겠다"는 '조건부 합의(Stipulation)'를 제시하며 중복 심리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것이었다.
'핀티브 원칙'은 ITC 등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면 IPR 개시를 거절할 수 있는 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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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025년 12월 29일 발행한 조사 개시 통지서(사건 번호 337-TA-1472). 넷리스트의 소 제기에 따라 삼성전자 등의 DRAM 제품에 대한 관세법 337조 위반 여부 조사를 공식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ITC 제공] |
하지만 이 사건을 담당하는 찰스 스콰이어스(Charles Squires) 행정법 판사는 삼성의 이러한 제안을 승인하지 않았다. 판사는 삼성이 제시한 조건만으로는 ITC 소송의 효율성을 충분히 보장하거나 절차적 중복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방어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판사의 거절로 인해 미 특허청이 "ITC 조사가 이미 상당히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삼성의 IPR 신청을 기각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은 특허청의 도움 없이 오직 ITC 소송 과정 안에서만 특허의 부당함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절차적 합의는 무산됐으나, 삼성전자는 본안 소송에서 강력한 방어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콰이어스 판사가 설정한 향후 일정에 따르면, 2027년 5월 3일까지 이번 사건의 위반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예비 결정(Initial Determination)'이 내려질 예정이다. 이후 ITC 전체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2027년 9월 3일경 최종 결론이 도출된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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