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UNIST "세포의 약속된 죽음, 생식세포와 체세포의 규칙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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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세포의 약속된 죽음, 생식세포와 체세포의 규칙이 달랐다"

박동욱 기자
기사승인 : 2026-07-15 08:42:07
안톤 가트너 교수팀, 예쁜꼬마선충 세포 예정사 작동 차이 규명
생식세포는 '죽음 신호' 켜져도 일부만 사멸…국제학술지 게재

세포가 미리 정해진 규칙에 따라 죽는 세포 예정사는 발생 과정에서 불필요한 세포를 없애고, 손상된 세포를 안전하게 제거하는 현상이다. 세포 예정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손가락 사이 세포들이 제거되지 못해 손가락이 붙은 채 태어나고, 고장 난 세포가 증식해 암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세포 예정사의 규칙이 세포 종류마다 다르다는 점이 새롭게 밝혀졌다.

 

▲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안톤 가트너 UNIST 교수, 나딘 메마르 IBS 선임연구원, 스테판 롤랑 UNIST 연구부교수, 고쿨 코파쿠마르 UNIST 연구원(제1저자), 아프로자 아만 UNIST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의과학대학원 안톤 가트너 교수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과 함께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의 배아 체세포와 성체 생식세포에서 세포 예정사를 결정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배아 체세포에서는 죽을 세포에서만 세포 사멸 시작 신호가 켜졌다. 반면 생식세포에서는 DNA 손상을 감지해 사멸 신호를 켜는 단계와 실제 죽음을 실행하는 단계가 분리된 '이중 조절'이 작동했다. 방사선으로 DNA를 손상시키자 세포 사멸을 시작하는 egl-1 유전자가 생식세포 전반에서 활성화됐지만, 실제로 죽은 것은 난자로 자라기 전 염색체를 점검하는 단계인 후기 파키텐 단계에 있는 일부 생식세포뿐이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이중 조절이 종 보존에 필수적인 생식세포를 한꺼번에 잃지 않으면서도 손상이 심한 세포는 제거하기 위한 안전장치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생식세포 중 일부만 실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구체적인 후속 조절 기전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세포 예정사 유전자 4종과 관련 단백질에 형광 표지자를 달아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예쁜꼬마선충은 몸이 투명하고 전체 체세포 숫자가 959개에 불과한 데다, 발생 과정에서 사멸하는 131개 세포를 포함해 각 세포가 언제 태어나고 어떻게 죽는지가 완벽히 밝혀져 있어서 세포 사멸 추적 실험에 가장 적합한 모델 동물이다.

 

▲ 생식세포 전반에 켜진 '죽음 신호'와 실제 사멸 세포 관찰 결과 연구그림. [울산과기원 제공]

 

실제 관찰 결과, CED-4, CED-3 등 세포 사멸 조절 단백질의 세포 내 위치가 조직과 발달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는 세포 사멸이 단순히 유전자 스위치를 켜고 끄는 과정이 아니라 단백질의 유기적인 위치 변화까지 맞물리는 고도화된 조절 과정이라는 연구진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공동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의 세포 예정사 주요 유전자와 유사한 계열이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도 보존돼 있는 만큼, 향후 암처럼 세포 예정사 조절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이해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며 "이번에 만든 형광 관찰 도구는 세포가 어떤 조건에서 죽고 살아남는지를 모델 동물의 생체 안에서 밝히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데스 앤 디퍼런시에이션'(Cell Death & Differentiation)에 6월 10일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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