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합작법인 설립, 제조 심화 단계서 '속도 조절'
LG전자와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가전 유통·제조 기업인 알 하산 가지 이브라힘 샤키르(Al Hassan Ghazi Ibrahim Shaker Co.) 그룹이 추진해 온 에어컨 핵심 부품 현지화 생산 논의가 일단락됐다.
사우디 금융 및 경제 전문 매체 아르감(Argaam)은 27일(현지시간) "최근 샤키르 그룹이 사우디 증권거래소(Tadawul) 공시를 통해 LG전자 및 사우디 투자부(MISA)와 체결했던 '에어컨 컴프레서 제조 현지화'를 위한 양해각서(MOU)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갱신 없이 만료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시의 핵심은 2024년 2월부터 시작된 에어컨 컴프레서(압축기) 현지 제조 계획의 공식적 종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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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LG전자 제공] |
샤키르 측은 이번 협약 종료로 인한 재무적 부채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명시했다. 이는 양측이 실제 자본 투입이나 물리적 공장 건설 단계에 진입하기 전, 비구속적 협의 단계에서 논의를 마무리했음을 의미한다.
당초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내에서 에어컨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를 직접 생산해 부품 현지화 비중을 높이려는 취지로 시작되었으나, 1년여의 면밀한 타당성 검토 끝에 최종 계약(Binding Agreement) 체결에는 도달하지 않기로 양측이 합의했다.
이번 MOU 종료가 양사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LG전자와 샤키르 그룹은 지난 1995년부터 30년간 견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양사는 이미 2006년 합작법인(LG Shaker Manufacturing Co.)을 설립하고 리야드에서 에어컨 생산 공장을 성공적으로 가동 중이다. 이곳은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한 LG 가전의 핵심 생산 거점이다.
샤키르는 사우디 가전 유통 1위 기업으로,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을 현지에 보급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컴프레서 제조라는 '부품 영역'에서의 협의는 종료되었으나, 기존 완제품 생산 및 유통 협력 체제는 공고히 유지되고 있다.
비록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의 직접 생산 공장 설립은 무산되었지만, 기존 합작 공장을 통한 완제품 생산 경쟁력은 여전하다. LG전자는 최근 사우디 대형 프로젝트(네옴 등)와 연계된 B2B 가전 및 시스템 에어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 속에서 대규모 신규 설비 투자에 대해 양측이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LG전자는 추가적인 대규모 제조 시설 확충보다는 현지 생산 라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사우디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맞춘 고효율·친환경 가전 공급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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