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유럽서 퇴출된 코로나 치료제 구매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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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퇴출된 코로나 치료제 구매하는 정부

박지은
기사승인 : 2023-08-25 11:16:50
'라게브리오 추가구매' 결정 논란
無효능 드러나 유럽서 이미 퇴출
질병청 "미국서 긴급승인 유지"
정부가 최근 추가구매를 결정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에 라게브리오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라게브리오는 유럽에서 낮은 효능 때문에 이미 퇴출되다시피 한 치료제다.
 
▲ 라게브리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조정하겠다고 밝힌 지난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겨울철 유행에 대비해 먹는 치료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질병청이 추가 구매하기로 치료제에는 유럽에서 퇴출된 머크(MSD)의 라게브리오가 포함돼 있다.   

라게브리오는 독일 등 주요국에서 이미 퇴출된 치료제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2월 라게브리오의 무(無) 효능을 이유로 EU 산하 주요국에 품목허가 거부를 권고했다.

독일 연방 보건부(BMG)는 CHMP의 권고 이후 라게브리오에 대한 긴급사용승인(MedBVSV)을 철회하고 공급을 중단한데 이어 최근에는 라게브리오 재고분의 폐기까지 허용했다. 독일연방의약품의료기기연구원(BfArM)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머크가 6월 21일 승인 신청을 철회함으로써 라게브리오 출시 근거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며 "남은 라게브리오는 약 도매상 및 약국에서 폐기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독일 제약뉴스 매체 '다즈온라인(DAZ.online)'은 지난 3일(현지시간) BfARM 웹사이트를 인용해 "라게브리오는 더 이상 처방될 수 없으며,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약 도매상 및 약국에 공급된 라게브리오는 올해 2월 CHMP의 권고 이후 환자들에게 처방되지 못한 채 약국 등에서 따로 보관돼 왔다.   

영국의 NICE(국립보건임상연구소)도 최근 라게브리오를 사용 불가 약물로 지정했다. NICE는 2022년 11월에 라게브리오를 코로나19 치료에 '권장하지 않는 약물' 목록에 추가했다.  

이밖에 CHMP의 허가 거부 권고 직후 이탈리아의약품청(AIFA)과 덴마크보건의약품청(DHMA)이 라게브리오 사용 중단 방침을 밝히는 등 EU 산하 대다수 국가들이 라게브리오를 퇴출시켰다.  

프랑스는 2021년 12월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조차 거부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라게브리오의 임상 데이터가 실망스럽다'며 주문까지 공개적으로 취소했다.   

실상이 이런데도 질병청은 '미국이 라게브리오 긴급사용승인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약값이 팍스로비드(1인분 700달러)보다 비싼 라게브리오(800달러)의 추가 구매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의 한 감염병 전문 의사는 "라게브리오는 출시 당시부터 '물약' 논란이 일었던 약물인데 오미크론 대세 이후에는 백신 접종자에게 효능이 없다는 사실 등이 새로 밝혀졌다"며 "유럽에서 퇴출되는 약물을 비싼 돈 주고 살 게 아니라 라게브리오를 대체할 새로운 약물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당시 출시된 라게브리오는 낮은 효능에도 불구하고 병용금기약물이 단 1종으로 팍스로비드(37종)보다 훨씬 적어 팍스로비드 보완 치료제로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이후 우리나라 등 세계 25개국에서 긴급승인이 이뤄졌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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