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KTX·SRT 예약 잡기 어려운데 막상 타면 '텅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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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SRT 예약 잡기 어려운데 막상 타면 '텅텅', 왜?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3-01-09 16:45:16
예약 취소 잦아…"수수료 낮아 부담 적어"
"지방공기업 임원 등 미리 수개월 치 예약"
50대 직장인 류 모 씨는 토요일인 지난 7일 오후 지인 모친 부음을 들었다. 장례식장은 광주였다. 급히 수서고속철도(SRT) 홈페이지에 접속해 다음날 광주송정행 티켓을 예매하려는데 쉽지 않았다. 오전·오후 거의 다 매진이었다. 

여러 차례 시도 끝에 오전 8시33분 수서역 출발, 오후 1시56분 광주송정역 출발 왕복 티켓을 예매하는데 성공했다. 하행 열차는 몇 남지 않은 좌석을 구했지만, 상행 열차는 좌석이 매진돼 입석으로 끊을 수밖에 없었다. 올라올 때는 두 시간 서 있어야겠구나, 각오했다.

그런데 막상 열차에 오르니 달랐다. 좌석이 서너 개밖에 남지 않은 걸로 표시됐던 하행 열차는 텅텅 비다시피했다. 상행 열차도 빈자리가 적잖았다. 류 씨는 올라올 때도 종착역인 수서역까지 내내 앉은 채로 왔다. 

류 씨만의 별난 경험이 아니다. 한국고속철도(KTX)와 SRT를 이용한 이들이라면 대다수가 공감하는 경험담이다. 예약 사이트에는 '매진'인데 정작 타고 보면 좌석이 텅텅 비어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예약이 쇄도하지만 취소도 잦기 때문이다. 

▲ KTX 객차. 예약할 땐 거의 매진인데, 막상 타고보면 텅텅 비어있는 경우가 적잖다. [UPI뉴스 자료사진]

두 고속철은 하루 수십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누적 이용객이 2004년 출범한 KTX는 9억 명, 2016년 개통한 SRT는 1억2000만 명을 돌파했다. 인기가 높다보니 예약이 어렵다. 수일치가 다 차버리는 일이 흔하다. 이종국 SR(SRT 운영사) 사장조차 "나도 예약이 힘들다"고 말할 정도다. 

지방 출장이 잦은, 한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지방에 갈 일이 생길 듯하면 고속철 예약부터 잡는다. 혹 취소하게 되더라도 수수료가 낮아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KTX는 승차권에 표기된 출발시각까지 온라인으로 환불 가능하다. 취소 수수료는 출발 날짜가 월~목요일인 경우 출발 3시간 전까지 무료다. 3시간 이내부터 출발시각까지는 승차권 가격 5%다. 

금~일요일과 공휴일은 출발 1일 전까지 취소 수수료가 400원이다. 1일 이내부터 3시간 전까지는 승차권 가격의 5%다. 3시간 이내부터 출발시각까지는 10%다. 

SRT도 출발시각까지 온라인으로 환불 가능한데, 취소 수수료는 요일 상관없이 출발 1일 전까지 무료다. 1일 이내부터 1시간 전까지는 400원, 1시간 이내부터 출발시각까지는 승차권 가격 10%다. 

KTX와 SRT 모두 출발시각 이후는 역 창구에서만 환불받을 수 있다. 취소 수수료는 두 고속철 모두 출발시각으로부터 20분 이내는 15%, 20분 후부터 60분 이내는 40%, 60분 이후는 70%로 동일하다. 도착시각 이후는 환불이 불가하다. 

사실상 출발시각 3시간 전까지만 취소하면, 수수료 부담이 거의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예약부터 하고 보는 일이 흔하다. 

한 지방공기업 직원은 "임원들은 서울 갈 일이 자주 있다 보니 2~3개월치 고속철 예약을 미리 끊어두곤 한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지방공기업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본사는 서울에, 공장은 지방에 있는 기업이나 지방 출장이 잦은 영업사원들도 고속철을 미리미리 예약해둔다. 두 달 후까지 한꺼번에 예약해뒀다가 일정이 바뀌면 당일 취소하면 그만이다. 

이런 현상 탓에 정작 그 시각에 고속철을 반드시 타야 하는 소비자들은 예약이 안돼서 고충을 겪고 있다. 힘들게 예약한 뒤 텅텅 빈 차량을 보면서 분통을 터뜨리는 이들이 많다. 

고속철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십분 통감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취소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는 안에 대해선 "지금의 낮은 수수료에도 불만인 소비자들이 여럿"이라며 "수수료 인상은 자칫 큰 비판을 부를 수 있어 쉽지 않다"고 머리를 저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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