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금융실명제 때도 "한국 증시 끝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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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금융실명제 때도 "한국 증시 끝난다"고 했었다

UPI뉴스
기사승인 : 2022-11-25 07:35:23
금투세 시행하면 시장이 망가질 거라고?
금융실명제 때도 우려와 달리 열흘후 반등
금투세 시행 주가 영향 하루이틀에 그칠 것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수익을 얻을 경우 투자자에게 20%에 해당하는 양도소득세를 내도록 한 제도다. 2020년에 여야 합의로 제도를 정비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요즘 금투세를 놓고 말이 많다. 정부 여당에서는 2년간 유예를 주장하고 있고, 야당에서는 강행이나 조건부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유예를 주장하는 쪽의 핵심 논리는 주식시장 상황이다. 지난 1년간 주가가 30% 넘게 하락했는데 여기에 세금까지 물리면 시장이 더 망가질 수 있다고 얘기한다. 반대쪽에서는 금투세가 일반투자자와 관계없는 부자세금이므로 굳이 시행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금투세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 과거 금융실명제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금융실명제 논의가 시작된 건 1982년이다. 장영자 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럽자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는데 그게 금융실명제였다. 

도입이 발표되고 엄청난 반대가 있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실명제를 실시하면 나라가 거덜날 수 있다는 논리였는데, 우려에 밀려 발표 몇 개월 만에 시행이 유보됐다. 

1987년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실명제가 또다시 나왔다. 노태우 후보를 비롯해 주요 대선 후보 모두가 금융실명제 실시를 약속했다. 대선이 끝나고 2년 동안 준비과정을 거쳤지만 이번에도 시행되지 못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경기 침체, 금융시장 혼란,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1993년에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시됐다. 금융실명제 도입 전에 주식시장에서는 실명제를 실시하면 한국 시장은 영원히 끝난다는 생각이 대다수였다. 밝히기를 꺼리는 돈이 주식시장에 많이 들어와 있는데, 이들이 빠져 나갈 경우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 안 봐도 뻔하다는 논리였다. 

실제 주가는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다. 실명제가 실시되고 열흘 정도 하락하던 주가가 이후 반등해 직전 고점을 넘었다. 그러자 주식시장에서 얘기가 달라졌다. 이제 금융실명제로 주식시장 외에는 돈이 갈 곳이 없어졌으니 주가 상승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쪽으로 논리가 바뀌었다. 10년 넘게 실명제를 반대하던 논리가 하루아침에 180도 달라진 것이다.

시장이 우려하는 대로 금투세를 시행하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자금이 해외로 빠져 나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실명제 시행에서 보듯 그 규모가 시장을 흔들 정도는 아닐 것이다. 주가가 미치는 영향도 하루 이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안전 장치도 있다. 주식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이 5천만 원이 안되면 세금을 물리지 않는데, 이는 대단히 큰 액수다. 원금 2억을 투자해서 1년에 25% 수익을 올려야만 도달할 수 있는 금액인데, 2000년 이후 23년간 코스피가 1년동안 25% 이상 오른 사례는 다섯 번에 불과하다.

그만큼 일반투자자가 금투세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다. 금투세 시행에 맞춰 현재 0.23%인 거래세를 인하할 예정인데 이 또한 일반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 주식 매매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조세의 대원칙이다. 우리 헌법도 이 원칙을 따르고 있다. 주식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도 세금을 무는 게 형평성에 맞는 일이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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