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개미' 걱정하는 척 마라…보험업법 개정으로 곤란한 이는 이재용 회장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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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걱정하는 척 마라…보험업법 개정으로 곤란한 이는 이재용 회장 뿐"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2-11-16 13:56:56
개정안 통과 시 삼성생명·화재 보유 삼성전자 주식 25조 팔아야
"삼성그룹 지배구조 약화"…160만 유배당 계약자는 배당금 '수혜'
더불어민주당이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재계와 시장·보험업계가 시끌벅적하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 리스크 관리를 위해 특정 기업 주식을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때 산정 기준은 취득원가다. 

개정안은 보험사가 지닌 기업 주식 등 자산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산정하도록 바꾸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에 저촉되는 보험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뿐이라 일명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린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5억815만7148주(지분율 8.5%)를 보유하고 있다. 1980년 주당 1072원에 사들여 취득원가는 5444억 원이다. 

올해 6월말 기준 삼성생명 총자산은 315조원이므로, 취득원가는 총자산의 0.17% 수준이라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돼 시가로 산정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가치가 현재 시가로는 30조 원을 넘는다. 삼성생명 총자산의 10%에 육박한다. 보험업법 규제에 걸리기에 총자산 3%를 초과하는 물량의 삼성전자 주식, 약 22조 원어치를 팔아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주식 8880만2052주(지분율 1.5%)를 보유한 삼성화재도 3조 원어치 가량을 매각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생명은 내년 도입 예정인 신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분류를 부채에서 자본으로 바꾸는 작업 중이다. 

IFRS17은 보험사 부채(보험사가 미래에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 등)를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 주식을 시가로 평가할 경우 그 가치가 크게 부푼다. 늘어난 주식 가치만큼 유배당 상품에서 수익이 발생해 유배당 계약자(약 160만 명)들에게 나눠줘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대 수 조원을 배당해야 할 수도 있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분류를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식이 자본으로 편입된다 해도 보험법 개정에 따른 매각 의무가 사라지진 않는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분류를 자본으로 하느냐, 부채로 하느냐는 IFRS17과 연관될 뿐, 보험법 개정과는 연관이 없다"고 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은 회계상 분류를 어떻게 하든 시가로 평가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따라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화재는 삼성전자 주식을 반드시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과 관련한 제76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생명은 개정안을 발의한 민주당 박용진 의원 측에 "삼성전자 주식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보험업법 개정 반대 의사를 뚜렷이 했다. 

박 의원은 "보험사가 보유한 기업 주식을 취득원가로 산정하는 방식으로 혜택을 보는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뿐"이라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지 않으려는 이유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관련이 깊음을 시사했다. 

현재 이 회장 등 삼성그룹 총수 일가는 삼성물산 지분 31.3%와 삼성생명 지분 19.1%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삼성생명 지분 19.1%를 가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를 보유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회장 개인이 지닌 삼성전자 주식은 9741만4196주(지분율 1.6%)뿐"이라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 경우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할 경우 거대한 수익이 발생해 유배당 계약자들이 수 조 원을 배당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개정안으로 곤란한 이는 이 회장 한 명뿐"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25조 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이 시장에 풀리면서 주가가 폭락, '개미(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 의원은 "개미들이 피해본다는 이야기는 마타도어"라고 했다. 그는 "개미가 걱정되면 150조 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일부를 풀어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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