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주식시장에서 저물어가는 플랫폼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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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주식시장에서 저물어가는 플랫폼 시대

UPI뉴스
기사승인 : 2022-10-21 09:14:43
카카오, '쪼개기 상장' '먹통 사태'로 주가 70% 넘게 하락
독점으로 소비자 피해 가능성↑…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
주식 시장서도 기대 약해져…플랫폼 시대 마무리 수순
플랫폼기업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카카오다. 여러 사업부를 분할해 상장하는 '쪼개기 상장'이 문제가 되더니, 급기야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플랫폼이 먹통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 결과 1년 반 만에 카카오 주가가 고점에서 70% 넘게 떨어졌다. 카카오보다 하락폭이 작을 뿐 네이버도 비슷한 모습이다. 코로나가 발생하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플랫폼 기업의 처지가 옹색해진 것이다.

그동안 주요국 정부는 플랫폼 기업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고 있었다. 정부는 주민등록을 통해 전 국민을 장악한다. 세무지표를 통해 기업의 상황을 파악하고, 경제지표를 보면서 정책 방향을 정한다. 많은 부분이 오랜 시간 정부가 배타적으로 누려왔던 기능들이다. 

이렇게 정부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도 개별 국민의 기호나 행동까지 파악할 수 없는데, 플랫폼 기업은 그게 가능하다. 소비 활동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개인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는 건 물론 이를 또 다른 상행위에 이용하기도 한다. 정부가 흉내 낼 수 없는 부분으로 정부는 자신보다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방안이 나왔다. 미국이 가장 적극적인데, 작년 7월 플랫폼 기업 인수합병 조사 강화에 관한 행정명령을 내놓았다. 플랫폼 기업 경쟁 촉진과 독점적 관행을 단속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플랫폼 기업의 인수합병은 미국 정부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과거 반독점법에 걸렸던 많은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독점적 이윤을 얻은 반면, 플랫폼 기업의 인수합병은 반대였기 때문이다. 최저가 경쟁을 유발해 소비자 효용을 증가시켜 규제보다 장려의 대상이었다. 

미국 정부가 플랫폼 기업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 건 경제력 집중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인수합병으로 공급자와 소비자의 효용이 증가할 때, 소수 기업의 지배력도 덩달아 높아져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이 플랫폼 규제에 나서자 다른 나라들도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중국은 체제 안정 차원에서 플랫폼 기업 통제에 나섰고, 유럽도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 제정에 착수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카카오 사태를 계기로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 규제 법안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다. 

2000년에 SK텔레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8만 원이 조금 넘었는데 지금도 주가가 그 밑에 있다. 2000년은 우리나라에서 이동통신 가입자가 한창 늘어나던 때다.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났을 뿐 이익은 지금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익이 최고에 도달하는 시기보다 가입자가 늘어나는 성장의 시기에 주가가 먼저 고점에 도달한 것이다. 주가가 산업보다 앞서서 움직인 건데, 주식시장에서 이동통신의 시대는 2000년이 정점이었다고 보는 게 맞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주식시장의 평가는 코로나 발생 직후 1년간이 최고였다. 온라인 강화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한꺼번에 네 배 이상 상승했다. 지금은 기대가 약해졌고, 그 영향으로 국내외 플랫폼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이번 하락을 계기로 주식시장에서 플랫폼 시대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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