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경제위기,아시아보다 유럽이 더 위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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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경제위기,아시아보다 유럽이 더 위험한 이유

UPI뉴스
기사승인 : 2022-10-14 10:31:55
아시아가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고들 하지만
내용 뜯어보면 아시아보다 유럽이 더 심각
환율이란 정책수단 없이 재정만 있는 터에
남유럽 국가 부채비율, 재정위기때보다 높아
채무비율 높은 상태서 금리인상 부담 '눈덩이'
통합 느슨해지면 다시 유로존 붕괴위험 커질 듯
블룸버그 통신이 아시아를 세계에서 경제가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꼽았다. 엔화와 위안화 가치 추락으로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특히 위험하다고 얘기했다. 25년전에 외환위기를 겪었던 아시아로서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인플레로 인한 금리인상과 환율약세, 경기침체가 세계 공통의 문제여서 어느 지역도 안전한 곳이 없지만, 내용을 보면 아시아보다 유럽의 위험 정도가 더 심하다. 

2011년에 남부유럽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했다. 그리스가 국가 회계부실을 숨긴 것에서 시작해 이탈리아,스페인까지 영향권내에 들어갔는데, 자칫 집단위기로 발전할 뻔 했던 사건이다. 독일과 유럽은행의 공조로 사태가 수습됐고 지난 10여년간 큰 탈 없이 지내왔다. 

그런데 지금은 남부유럽 국가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부채비율이 재정위기 때보다 높아졌다. 그리스의 해당 비율이 2012년 162%에서 올해 185%가 됐고, 이탈리아 역시 127%에서 150%로 상승했다. 스페인도 86%에서 118%로 높아졌다.

코로나발생 이후 재정 지출을 늘린 게 원인이었지만 그 정도가 심하다. 유로존 전체의 해당 비율이 91%에서 95%로 4%포인트 상승하는 동안, 남부유럽국가들은 20%포인트나 상승했다.
 
이 상태에서 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6%까지 올라왔다. 연초 0.8%에서 대단히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건데, 그리스, 스페인도 상황이 비슷하다. 국가부채비율이 높은 상태에서 1년만에 금리가 6배가 되다 보니, 금리상승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작년까지 유럽 다수 국가의 금리가 마이너스였던 점도 높은 금리에 대한 적응력을 약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로존은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유로화를 쓰는 19개 회원국이 스스로 국채를 발행해 돈을 빌릴 수 있지만,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만이 그 권리를 갖고 있는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책 수단이 없어 강한 정책을 펴기 힘들다.

보통의 경우 빚이 많은 나라는 통화가치가 하락해 무역수지가 개선되는데, 유로존 국가들은 이런 과정이 나올 수 없다. 다른 지역에 비해 환율이라는 정책 수단이 없는 것이다.

금리도 정책 수단이 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일괄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국가별 금리는 이 부근에 머물 수밖에 없다. 결국 재정 말고는 정책을 펼 수단이 없는 건데, 이런 사정 때문에 위기에 대한 대응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정치적 갈등은 높다. 독일, 프랑스는 남부유럽을 자신들의 지원으로 먹고 사는 곳이라 생각하고, 남부유럽은 독일 등을 유로존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이익을 보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제가 어려워지거나 통합이 느슨해질 때마다 유로존 붕괴 위험이 대두되고 있다. 

지금은 세계 어느 지역도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랜 시간 저금리와 유동성을 쏟아 부은 대가를 치르기 있기 때문이다. 큰 위기 없이 상황이 마무리되기를 바랄 뿐이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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