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환율 1400원 방어?…외환당국 그럴 능력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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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 방어?…외환당국 그럴 능력 있나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2-09-19 17:05:53
올해 외환보유고 270억 달러 ↓…"무역적자로 외환확보도 어려워"
"하필 금통위도 10월"…美 고강도 긴축에 대응 방도 없는 외환당국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1400원 선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환율이 종가 기준 1393.7원까지 치솟자 즉시 구두개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시장에 과다한 쏠림이 있거나 불안 심리가 확산될 경우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시점부터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게 돼 한국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외환 담당 관계자는 "외환 딜러들은 1400원을 '빅 피겨(big figure·결정적 수치)'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는 "1400원이 뚫리면 누구나 달러를 사고 원화를 파는 투자 동조 현상이 나타나 환율 상승폭이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염려했다. 

▲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1400원 선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지만, 구두개입 외에는 마땅한 방도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외환당국이 의지를 내보인다고 환율 오름세를 바꿀 수 있을까. 달러화 강세를 선도 중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강도 긴축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마땅한 방도가 보이지 않는다. 

연준은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00%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연준이 울트라스텝을 밟을 경우 기준금리 3.25~3.50%가 된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 2.50%이므로 한미 금리가 1.00%포인트나 역전되는 것이다.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는 고환율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이상 인상하면, 환율 상승세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 가치를 다른 해외 통화보다 더 떨어뜨린 원인, 이창용 한은 총재의 "당분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만 올릴 것"이라는 발언도 철회된 게 아니다. 성 교수는 "한은의 소극적인 대처가 원화 가치 절하를 촉발했다"며 "하필 9월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없다보니 방향을 수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구두개입보다 더 확실한 건 직접개입, 외환시장에 직접 달러화를 푸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외환보유고 축소로 연결되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미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감소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4364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말 대비 266억9000만 달러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기타 통화의 달러화 환산금액 감소와 함께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란, 즉 외환당국이 환율 상승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시장에 달러를 풀었다는 뜻이다. 

시중은행 외환 담당 관계자는 "상반기에만 외환당국이 변동성 완화를 위해 100억 달러 가량 쓴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대세는 바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 규모가 이미 꽤 커져서 약간의 달러화를 푸는 정도로는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설령 외환당국이 대규모로 개입하고자 해도 그럴 만한 자금조차 없다. 성 교수는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외환 확보도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자문역(국장)은 "외환시장에 직접개입하면 외환보유고가 줄어드는 점이 우려돼 말로만 개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신 외환당국은 은행만 닦달하고 있다. 은행들이 외환당국에 기존 하루에 세 차례 하던 외환거래 현황 보고를 1시간 단위로 보고하도록 바꿨다. 또 은행이 환차익을 노린 달러화 매매는 하지 말도록 압박했다. 

차 국장은 "기업들에게 달러화 확보를 내년으로 미루라고 설득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런 조치는 오히려 한국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줘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현재로서는 마땅한 수단이 없다며 고개를 젓는다. 성 교수는 "10월 한은 금통위까지는 쓸 만한 수단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10월 금통위에서 최소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은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의 강관우 대표는 "외환당국의 대처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대외 움직임에 주목했다. 그는 "유로화, 엔화 등이 먼저 진정돼야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박지은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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