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逆머니무브'에 부동산·증권사 '한숨'…돈 몰리는 은행은 "굴릴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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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머니무브'에 부동산·증권사 '한숨'…돈 몰리는 은행은 "굴릴 곳 없다"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2-08-30 16:55:05
상반기 아파트 매매량 역대 최저…7월 1000건 밑돌 듯
증시 거래대금 절반으로 줄어…증권사 수탁수수료 급감
은행, 예적금 느는데 가계대출은 감소…"돈 굴릴 곳이 없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逆머니무브(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현상)'가 빠른 속도로 펼쳐지고 있다. 

먼저 주택 매수 수요가 사라졌다. 집값은 하락하는데, 이자부담은 점증하니 집을 사겠다는 이가 없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18만4134건에 불과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아파트 매매량이 20만 건을 밑돈 건 올해와 2019년 상반기(19만8182건)뿐이다.

서울은 4만8298건에서 9931건으로 79.4%, 인천은 3만9911건에서 7928건으로 80.1% 급감했다. 서울과 인천에서 상반기 아파트 매매량이 1만 건을 밑돈 건 사상 처음이다.

7월에는 더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신고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633건에 그쳤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아 있지만, 1000건을 넘기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존 역대 최저치였던 2월의 815건에도 못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직장인 안 모(40·남) 씨는 집을 사려던 계획을 내년으로 미뤘다. 안 씨는 "높은 금리가 부담스러운 데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다"며 "내년 하반기쯤 주택 매수를 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매매가 아예 없는 수준"이라며 "최근 공인중개업소들의 분위기는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 가파른 금리 상승세로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얼어붙었다. 위험자산을 떠난 돈은 은행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증권시장에서도 돈이 떠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4737억 원으로, 전년동기(30조1370억 원) 대비 38.7% 줄었다. 

7월에는 13조3150억 원으로, 6월(16조2247억 원)보다 더 감소했다. 지난해 7월(26조3378억 원) 대비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1월(11조8836억 원)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입은 악화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2개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수탁수수료 수익은 2조7354억 원에 불과해 전년동기(4조4653억 원) 대비 38.7% 감소했다. 

위험자산을 떠난 돈은 안전사산으로, 은행 예적금으로 몰려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25일 기준 정기 예적금 잔액은 757조6808억 원으로 지난해말보다 9.8% 늘었다. 

직장인 한 모(31·여) 씨는 여유자금을 모두 은행 예적금에 넣고 있다. 한 씨는 "요새 적금 금리가 연 4% 넘는 곳이 많아 하락 위험이 높은 자산시장보다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은행 예대금리차도 작년보다 훨씬 커졌다. 은행은 역대 최대 이익을 내고 있다. 

몰려오는 돈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산시장 부진으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감하면서 가계대출 수요도 감소한 때문이다. 

25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1983억 원으로 지난달 말(697조4367억 원)보다 1조2384억 원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축소되니 돈 굴릴 곳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보통 이런 시기에는 예적금 증가폭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내리는데, 요새는 금융당국의 서슬이 퍼래서 그럴 수도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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