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美 FBI, 트럼프 자택 압수수색…기밀 유출 덜미 잡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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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BI, 트럼프 자택 압수수색…기밀 유출 덜미 잡혔나

김당
기사승인 : 2022-08-09 17:48:27
Trump says FBI conducted search at his Mar-a-Lago estate
트럼프 "FBI, 우리집 급습…대선 출마 막으려는 좌파 민주당원 공격"
백악관 기밀자료 무단 반출 혐의…'낙태 판결'과 함께 중간선거 쟁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8일(현지시간) 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와 관련, 그의 플로리다 리조트 '마러라고(Mar-a-Lago)'를 압수수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압수수색 사실을 공개하고 "관련 기관에 협조했는데 이렇게 내 집을 예고도 없이 급습했다. 불필요하고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트위터 계정이 정지되자 직접 소셜미디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그는 이어 "나의 아름다운 고향인 플로리다 팜비치의 우리집, 마러라고가 포위당하고, 집에 들이닥친 FBI 요원들에 의해 점령당하고 있는 지금은 국가의 암흑기다"면서 "미국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적은 없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AP 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 자택으로 기밀 문서를 가져갔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마러라고 저택을 수색했다"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법 집행 감시의 극적이면서도 전례 없는 확대를 나타내는 움직임"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대변인 데나 아이버슨은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이 직접 승인했는지 여부를 포함해 수색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기밀자료 무단 반출한 혐의 등으로 연방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FBI가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강제 수사에 나섰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앞서 미 연방 하원 특별위원회는 '1·6 의사당 폭동'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록물 일부가 훼손되고, 일부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로 반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마러라고로 반출된 최고 12개 상자의 자료에는 '국가기밀'로 표시된 문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수색 배경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지만, 법무부는 국립문서보관소(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가 지난 2월 마러라고에서 기밀정보가 포함된 기록물 상자를 회수했다고 밝힌 후 기밀정보의 오용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어 국립문서보관소는 트럼프가 퇴임할 때 그 자료를 넘겨줬어야 했다고 밝혔고 법무부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FBI의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의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폭스뉴스 캡처]

FBI가 도착했을 때 트럼프는 뉴욕의 트럼프 타워를 막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들 에릭 트럼프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색이 국립문서보관소가 찾는 문서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문건이 담긴 상자가 마러라고로 옮겨진 경위에 대해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입주를 준비하던 날 6시간 만에 백악관에서 나오면서 당시 옮기던 박스 중에 포함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도 민감한 기밀 정보가 담긴 문서는 이를 규율하는 관련법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된다. 기밀 자료를 임의로 파기하거나 승인되지 않은 장소에 보관하면 범죄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다만 FBI가 트럼프 대통령의 자료 반출 행위를 범죄로 판단하고 입건했는지, 혹은 입건·기소 등을 앞두고 있는지 등은 이번 압수수색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전직 검사이자 정부 윤리 전문가인 멜라니에 슬로안은 "수색 영장이나 진술서 없이는 압수수색의 이유를 알기 어렵지만, 상황이 시사하는 바에 따르면 '단순한 것 이상'"이라고 '알 자지라'에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윤리고문을 지낸 미네소타대 로스쿨의 리처드 페인터(Richard Painter)도 "만약 FBI가 심각한 범죄를 폭로할 만한 문서를 찾기 위해 그 지역을 수색할 타당한 이유가 없다면, FBI는 수색영장을 청구하지 않았을 것이며, 판사가 수색영장에 서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알 자지라에 말했다.

백악관은 FBI 요원들이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사전에 몰랐다고 밝혔음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의 직권남용이고, 사법 체계를 무기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나의 2024년 대선 출마를 간절하게 저지하고 싶은 급진좌파 민주당원의 공격"이라고 이를 진영 대결로 치부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5년 전에 트럼프가 직접 임명한 공화당 계열의 법무부 고위 관리다. 트럼프는 당시 자신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사적 이메일 사용에 대한 기소권고를 거부한 제임스 코미 국장을 해고하고 그를 후임 국장으로 앉혔다.

다른 공화당원들도 트럼프의 메시지를 반복 생산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 론나 맥다니엘은 FBI 수색에 대해 "어처구니없다"고 비난하며 "이것이 11월에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1월 중간선거에서는 트럼프 기밀문서 유출 사건과 대법원의 낙태 합법화 위헌 판결 사건을 둘러싼 두 가지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수사가 트럼프가 직면한 유일한 법적 골칫거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 국회의사당 폭동으로 이어진, 2020년 대선 결과를 되돌리려는 트럼프와 그의 동맹자들의 노력과 관련된 별도의 조사에서 여러 전직 백악관 관리들이 대배심 소환장을 받았다.

또한 조지아주 풀턴(Fulton) 카운티의 지방검사는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이 바이든이 승리한 주의 선거에 간섭하려 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 미국 국립문서보관소가 관리하는 트럼프 행정부 계정의 아카이브 누리집의 대문에 "미국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문구가 실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 아카이브 캡처]

미국 국립문서보관소가 관리하는 트럼프 행정부 계정의 아카이브 누리집의 대문에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 '아메리칸 드림'을 강조한 국정연설의 한 대목이 실려 있다.

"미국은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곳이다(America is the place where anything can happen)."

대통령직 연구자인 토마스 슈워츠 교수(밴더빌트 대학 역사학)는 전직 대통령이 FBI의 급습을 받은 전례는 없다면서 "이는 트럼프 시대가 얼마나 독특했는지, 그의 행동이 얼마나 이례적인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AP에 말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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