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한미 금리역전에도 시장은 왜 자금유출을 걱정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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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한미 금리역전에도 시장은 왜 자금유출을 걱정하지 않나

류순열 기자
기사승인 : 2022-07-29 07:46:57
과거 두세 차례 금리 역전됐을 때 자금 오히려 들어와
세계 채권 포트폴리오에 따라 금리 관계없이 자금 유입
그러나 이번에도 포트폴리오 논리가 적용될지 의문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했다.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시장에서는 이를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부른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가 2.5%가 됐다. 우리 기준금리가 2.25% 이니까 한미간 금리가 역전된 것이다. 

앞으로 금리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7월 정례 회의 이후 파월연준 의장이 긴축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얘기했다. 지금처럼 과격하게 금리를 올리지 않고, 회의 때마다 0.25%p씩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선회하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천천히 올려도 올 연말 미국 금리는 3.25%를 넘게 된다.한국은행이 금리를 열심히 올려도 2%대를 넘기 힘들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금리차 확대가 불가피하다.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자 자금이탈 우려가 커졌다. 돈이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자금 이동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이 우리보다 더 안전하고,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도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미국시장의 매력이 더 커진다.

시장은 자금 이동 가능성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과거에도 두세 번 금리가 역전됐던 때가있었는데, 자금이 빠져나가기는커녕 오히려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동원된 논리가 포트폴리오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 자금은, 단순히 이자를 좀 더 받자고 들어온 돈이 아니라 전세계 채권 포트폴리오 구성에 필요한 한국채권을 매입하려는 자금이라는 것이다. 아직 포트폴리오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자금이 들어온다는 논리였다.

이번에도 포트폴리오 논리가 적용될지 의문이다. 올해 상반기에 외국인이 40조 원 어치의 국내 채권을 사들였다. 주식을 20조 넘게 내다 판 것과 다른 매매 패턴이다. 덕분에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 국내채권의 잔고가 230조로 늘었다. 국내채권 총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인데, 2019년에 해당 비율이 6.8%였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보유비율 28%보다 낮지만,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채권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기간이 2020년이다. 2019년에 7.4%였던 외국인 채권보유비중이 1년사이에 9.6%로 2.2%p 급등했다. 코로나 발생직후 전세계에서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푼 게 외국인 국내 채권 매수로 연결된 덕분이다. 이 자금은 금리 인상과 유동성 회수가 진행될 경우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는데, 6월부터 미국 연준이 유동성 회수 작업에 들어갔다. 회수 규모는 월간 100조 정도이고, 2025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한미금리 역전이 과거와 다른 모양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고, 상반기에 100억 달러 이상의 무역적자가 발생함에 따라 외환사정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과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다면 사람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더 커질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이번은 다르다'만큼 의미 없는 말이 없다고 한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말이 계속 나오는 건 대비를 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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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기자
류순열 기자 진실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좇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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