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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신세' 경기도의회 초선 의원들, "일하고 싶습니다!"

정재수
기사승인 : 2022-07-28 08:37:50
156명 중 108명...의회 파행에 휴게 공간 찾아 떠도는 게 일상
주요 회의는 수석대표단이나 중진 몫...역할 없어 자괴감
여야 막론 한 목소리, "이러려고 어려운 선거 치러 의원됐나"
"방도 없고, 하다 못해 명함 한 장 없다. 한 달이 다 되도록 이게 뭔지 모르겠다. 여야 협상은 진행하더라도 기본적인 것은 해줘야 하지 않겠나"

▲ 경기도의회 파행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28일 방 배정이 안 돼 의원실을 알리는 안내판이 비어 있다. [정재수 기자]

경기도의회 청사에서 만난 한 초선 도 의원의 하소연이다.

6·1 지방선거에서 어렵사리 주민의 선택을 받았지만 출범 1개월 가까이 소속된 경기도의회의 파행이 이어지면서 방조차 배정받지 못하고 유리고객(遊離顧客)하게 된 초선 의원들의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78명, 국민의힘 78명으로 '여야 동수'인 경기도의원 가운데 초선 의원은 국민의힘 63명,  민주당 45명으로 모두 108명이다. 전체 의원의 69.2%에 달한다. 

10명 중 7명에 달하지만 '초선'이라는 이유로 방 배정은 고사하고 자신의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도의회가 '개점휴업' 상태라고 하지만 앞으로의 의정활동을 위해 현황 파악이나 자료 확인 등 준비를 위해 청사에 나와도, 방 배정조차 안 돼 휴게 공간을 찾아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여기에 파행 때문에 빚어지는 대책 회의 등이 수석 대표단이나 중진들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역할 자체가 없어 자존감까지 무너진 상태다.

특히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일도 하지 않으며 세비만 챙기는 도의원'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되면서 심한 자괴감을 표출하고 있다.

삼삼오오 모여 초선만의 목소리를 내자고 의기투합도 해 보지만 상임위 배정 등 향후 의정활동을 위한 주요 일정이 남아 있어 대표단 눈치를 보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 출범 한 달 가까이 의원들을 맞이하지 못한 채 텅 비어 있는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정재수 기자]

휴게 공간에서 우연히 만난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초선 의원은 "언제까지 의회 내 휴게 공간을 찾아 다녀야 하는지, 와도 마땅히 있을 곳이 없으니 답답하다"며 "양당이 조속히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해 도의원으로서 도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에 전념할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초선 의원도 "한 달 가까이 의회가 공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실 배정조차 여야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면서 "하나라도 배우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조례도 살펴보고 해도 모자란 시간인 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몇몇 동료 의원들이 우리도 목소리를 내자고 나서면 모두 동의하면서도 막상 현실에서는 상임위 배정 등 향후 일정 등 문제로 주저하고 있다"면서 "이러려고 힘들게 선거운동 하고 도의원에 당선됐나 싶은 마음까지 든다"고 힘들어 했다.

현재 11대 도의회에서 의원실을 사용하는 의원은 10대 의원을 지낸 재선 의원들이다. 10대 의회 막바지에 배정된 자신의 의원실을 그대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31명, 국민의힘 5명이다.

더불어민주당 남종섭 대표의원과 정윤경 의원은 10대 의회에서 상임위원장을 지냈기 때문에 의원실은 없지만, 상임위 내에 위원장 자리가 별도로 마련돼 있어 자신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민의힘이 먼저 "장거리에서 이동하는 초선 의원들에게라도 임시로 사무실을 배정하자"고 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상황에 따른 배정이 아니라 한꺼번에 전부 배정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형평성을 들고 나와 없던 일로 정리됐다. 

이에 초선 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공직자에게 중요한 가치가 공정과 형평이라는 것을 모르는 의원이 있겠느냐"면서도 "청사를 오가는 데만 왕복 4시간 여 걸리는 먼거리 의원들에게 있을 곳을 마련해 달라는 것 또한 충분한 명분이 있는 데 없던 걸로 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단에 대한 불만 여과없이 드러내

이들은 대표단에 대한 불만도 여과없이 드러냈다.

한 초선 의원은 "협상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쉬운 것 부터 하나하나 풀어가야 하는데,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100명이 넘는 초선들에 대한 배려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의원실 배정 등 기본적인 것은 먼저 정리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원 구성 등 상임위 배정이 끝나야 여야 합의에 따라 의원실 배정을 할 수 있다"면서 "초선 의원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의회 사무처가 임의로 의원실을 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정재수 기자 jjs388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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