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해경 "北피격 공무원 월북의도 못찾아"…대통령실, 文정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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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北피격 공무원 월북의도 못찾아"…대통령실, 文정부 비판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2-06-16 17:18:15
해경 "北피격 공무원 월북 단정할 근거 찾지 못해"
정권 바뀌자 결론 뒤집어…軍도 "혼선드렸다" 사과
軍, 靑 지침받고 '소각 만행→소각 추정' 수정 인정
대통령실 "文정부, 유족 진상규명 요구에 불응"
文 측근 윤건영 "월북 단정 안해…사실관계 호도"
해양경찰은 2년 전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 총격을 받고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 씨가 당시 월북했다고 단정할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해경은 2020년 9월 A 씨가 실종된 지 8일 만에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이후 같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지 한달 만에 해경이 스스로 결론을 뒤집어 파장이 예상된다.  

▲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이 16일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 3층에서 열린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해양경찰서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2020년 9월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 해역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사망 당시 47세) 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박상춘 인천해경서장은 "국방부 발표 등을 근거로 피격 공무원의 월북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현장조사 등을 진행했으나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2년 전 중간수사 결과 발표 때 군 당국과 정보당국이 북한의 통신 신호를 감청한 첩보와 해상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A 씨 월북 판단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이후 "실종자가 사망 전 도박을 했고 채무도 있었다"며 도박 기간과 횟수뿐 아니라 채무 금액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해경은 A 씨를 총격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북한 군인에 대한 수사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수사가 종결됨에 따라 A 씨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의 항소를 취하하고 법원 결정에 따라 관련 정보도 공개할 예정이다.

해경의 자진 월북 발표에 반발한 유족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해경청, 국방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국방부는 해경 발표에 따라 1년 9개월 만에 유감을 표명했다.

국방부는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피살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께 혼선을 드렸으며 보안 관계상 모든 것을 공개하지 못함으로 인해 보다 많은 사실을 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020년 9월 2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사건 관련 주요 쟁점 답변 지침을 받아 '시신 소각이 추정되며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공동 조사가 필요하다'고 함으로써 최초 발표에서 변경된 입장을 언론에 설명했다"고 전했다.

군은 사건 발생 이틀 뒤인 2020년 9월 24일 "북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다 사흘 만에 "시신 소각이 추정된다"고 말을 바꿨다. 입장 수정이 당시 청와대 지침 때문이었다는 점을 국방부가 이날 인정한 것이다.

윤형진 국방부 정책기획과장은 "실종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고 북한군이 우리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운 정황이 있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당시 유족들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다 서둘러 월북으로 단정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유족의 진상규명 요구에 국가가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국가의 가장 큰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며 "(고인의) 자진 월북 의도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오늘 발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정부의 판단을 뒤집은 데 대해선 "신구 갈등이 아니라 유족의 진상규명 요구에 대해 정부가 응답했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관계 기관들과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의) 항소를 취하하는 부분을 같이 논의하고 검토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가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데, (문 정부의) 북한에 대한 유화적 태도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에 "자진 월북의 의도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당시 자진월북 가능성이 정황이 높다고 발표한 것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밝히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아직까지 그 의도는 저희가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국방부나 해경 자료 외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보유했던 이 사건 관련 자료는 임기 만료와 함께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15년간 '봉인'됐다.

봉인 해제를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나 관할 고등법원장의 영장 발부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실은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료 열람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사법부 판단을 받아본 뒤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이 있으면 추가로 하겠다"고 말했다.

문 정부 청와대에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입장문을 발표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피해자 A 씨의 월북 시도를 단정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왜곡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윤 의원은 "해경을 포함한 우리 정부는 당시 다각도로 첩보를 분석하고 수사를 벌인 결과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 판단은 사건 발생 지역이 북측 수역이었다는 물리적 한계 속에서 군과 해경, 정보기관의 다양한 첩보와 수사를 근거로 한 종합적 판단이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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