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尹, 벌써 불통?…'檢 편중' 지적에 "과거엔 민변 출신이 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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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벌써 불통?…'檢 편중' 지적에 "과거엔 민변 출신이 도배"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2-06-08 10:07:02
"美도 법무경험 가진 사람들, 정관계 폭넓게 진출"
"이복현 아주 적임자"…강수진 배제? "전혀 아냐"
與 우려·언론 질책 듣고 않고 檢 중용 의지 재확인
사정·친정체제 강화 vs 소통, 견제·균형 어려워
"文정부 닮아가"…"검수완박에 정당성 부여할 수도"
"과거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하지 않았나."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출근길에 '검찰 출신 편중 인사'에 대한 취재진 질문을 받자 문재인 정부를 소환했다. 이전 정부에 비해 '편중 인사'가 심하지 않음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다.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나 참여연대 출신을 대거 기용해 비판을 받았다. '민변 천하·전성시대'라는 말이 회자됐다.

윤 대통령은 "선진국에서도 특히 미국 같은 나라를 보면 그런 어토니(attorney·법무)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며 "그게 법치국가 아니겠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해 '검찰 출신 독식' 논란이 확산됐다. '검찰 공화국'을 경고했던 야당은 물론 여당도 우려를 표했고 대다수 언론은 일제히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기자들에게 "이 원장은 금융감독규제나 시장조사에 대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아주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정적 여론을 무시하고 직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경제학과 회계학을 전공한 사람이고 오랜 세월에 금융수사 활동 과정에서 금감원과의 협업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며 이 의원장을 치켜세웠다.

"금감원이나 공정거래위 같은 경우에는 규제기관이고 적법절차와 법적 기준을 가지고 예측 가능하게 일을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법 집행을 다룬 사람들이 가서 역량을 발휘하기에 아주 적절한 자리라고 저는 늘 생각을 해왔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편중 비판을 일축하는 것에서 나아가 인선이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장에도 법조인 출신을 발탁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강수진 고려대 로스쿨 교수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강 교수도 검사를 지냈다.

윤 대통령은 '검찰 편중 인사라는 지적으로 강 교수가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안그래도 검찰 공화국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마이웨이 인사'를 고집하고 있다. 대장동·라임 등 대형 의혹 사건을 겨냥한 '사정 준비용'이라는 분석이 많다. '믿고 쓰는' 옛 측근을 요직에 앉혀 친정체제를 강화하며 '만기친람'하겠다는 권력의지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곳곳에 투하된 검찰 출신 낙하산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대통령실에서는 이시원 공직기강·주진우 법률·이원모 인사비서관 등이 검사 출신이다. 복두규 인사기획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 등은 검찰 공무원 출신이다.

정부에서는 법무부 한동훈 장관과 이노공 차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이완규 법제처장 등이 검찰 출신이다. 권영세 통일부·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직 검사였다.

또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에 조상준 전 대검 형사부장,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박성근 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이 기용됐다.

특정 출신이 많아지면 '실세'로 군림하며 부작용이 불가피하다. 검찰 출신 목소리가 커지면서 다른 의견은 뒷전으로 밀린다. 소통과 통합은 멀어진다. 민주정치의 기본 원리인 견제와 균형도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공정거래위원장 인선이 주목된다. 강 교수가 끝내 발탁되면 '사적 인연' 중용 논란까지 보태질 수 있다. 강 교수는 1997~1999년 성남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윤 대통령, 이 차관과 함께 '카풀'을 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국민의힘에선 윤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처럼 '귀닫고 눈감은' 인사를 하면서 역풍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기자 질문에 답하는 걸 보니 벌써 불통 조짐이 보인다"며 "누가 뭐래도 내 식대로 하겠다는 인식이 확고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나름의 검찰 출신 중용 목적이 있더라도 여당과 언론의 질책에 나몰라라 한다면 박근혜, 문재인과 뭐가 다르겠냐"며 "민변을 빗댄 건 아주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 공화국 이미지가 굳어지면 민심 이반을 자초했던 민주당의 검수완박에 정당성까지 부여할 우를 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이복현 사례가 문재인 정부 때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 취임 14일 만에 사퇴한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전 원장을 연상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욕하면서 배운다"는 조롱이 나오는 이유다.

대구가톨릭대 장성철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민변이 그랬으니 우리도 한다면 정권교체의 의미가 있는가"라며 "민변은 그랬지만 우리는 다르다라는 확신을 국민들께 드려야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젠 지난 정권과의 비교에 의한 상대 평가의 시간은 지났다"며 "자신들의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절대 평가의 시간이다. 남탓하지 마라"고 충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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