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둔촌주공 시공단이 느긋한 이유…'경매'시 오히려 최대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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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시공단이 느긋한 이유…'경매'시 오히려 최대 이익?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2-06-03 16:46:30
전체 일반분양 시 매출 13.1조…사업부지 낙찰가·공사비 등 7조 이하 전망
"경매가 시공단에 최대 이익…조합이 백기 들기 전에는 공사 재개 없을 듯"
공사비 증액 계약을 둘러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지도 벌써 50일 가까이 흘렀다. 

시간이 흘러도 협상의 물꼬는 트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최악의 사태', 경매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는 양상이다. 

시공단은 느긋한 입장이다. 둔촌주공 사업부지를 경매에 부칠 경우 오히려 최대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 금융권과 건설·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모아본 결과, 경매가 실제 이뤄질 경우 시공단의 이익은 6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 둔촌주공 시공단이 경매를 강행할 경우 6조 원이 넘는, 막대한 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은 공사가 멈춘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전경. [뉴시스]

조합이 NH농협은행 대주단에서 받은 사업비대출 7000억 원의 만기가 오는 8월 도래한다. 조합이 갚지 못하면 연대보증자인 시공단이 대신 상환해야 하는데, 이 때 채권이 대주단에서 시공단으로 넘어간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 채권을 행사해 시공단은 사업부지를 경매에 부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지가 경매에 넘어갈 경우 6000여 둔촌주공 조합원의 토지에 대한 권리는 낙찰자에게 넘어가고, 강제 현금 청산의 운명을 맞게 된다. 낙찰자는 결국 시공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 미지급 공사비 1조7000억 원에 대한 유치권이 걸려 있어 시공단 외에는 낙찰을 노릴 만한 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토지를 낙찰받아 재건축 사업 권리를 완전히 획득한 시공단은 대부분의 세대를 일반분양할 전망이다. 현재 둔촌주공 분양 계획은 조합원분양 6210세대, 일반분양 4776세대, 임대주택 1046세대로 총 1만2032세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눈치도 봐야 하기에 임대주택 1046세대는 그대로 유지하되 나머지 1만986세대를 일반분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둔촌주공의 분양가는 현재 1평(3.3㎡)당 3500만 원 정도로 관측되는데, 분양가상한제가 완화될 경우 약간 오를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평당 4000만 원 이야기도 나오지만, 정부가 그리 올려주진 않을 것"이라며 "아마 3800만 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둔촌주공 분양 계획에서 조합원과 일반분양을 합친 14평(전용 29㎡) 아파트는 모두 54세대다. 그 외 18평(전용 39㎡) 1452세대, 22평(전용 49㎡) 928세대, 25평(전용 59㎡) 1650세대, 34평(전용 84㎡) 4360세대, 37평(전용 95㎡) 821세대 등으로 총 평수는 34만3645평으로 산출된다. 

평당 3800만 원에 전 세대 분양 완료하면, 시공단의 매출은 약 13조1000억 원에 달한다.    

시공단의 지출 비용은 총 7조 원이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사업부지 낙찰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둔촌주공 사업부지는 62만6232㎡다. 올해 초 조합과 강동구청이 감정평가업체 2곳에 의뢰해 산출한 감정가는 ㎡당 2020만 원. 이를 적용한 총 사업부지 가치는 약 12조6500억 원이다. 

하지만 시공단이 감정가를 전부 지불할 리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시공단 외에는 낙찰받을 이가 없어 무한 유찰도 가능하다"며 "거듭 유찰시켜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경매 전문 투자자는 "경매 낙찰가는 처음에 감정가의 100%로 시작하되 보통 한 번 유찰될 때마다 30%씩 깎인다"고 설명했다. 유찰이 거듭될수록 낙찰가는 감정가의 '70%→ 49%→ 34.3%→ 24.01%'로 점점 낮아지는 것이다. 다섯 차례 유찰될 경우 낙찰가는 감정가의 16.8%, 약 2조1300억 원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마 이쯤에서 시공단이 낙찰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매 낙찰금액은 먼저 채권자들이 나눠가진다. 이주비대출 1조4000억 원을 쥔 대주단이 선순위 채권자이며, 사업비대출 채권자(시공단)가 그 다음이다. 

낙찰가격이 약 2조1300억 원으로 결정되면 따로 조합원들 손에 남는 금액은 없지만, 이주비·사업비대출은 전액 상환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낙찰가가 더 내려가면, 대주단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경매 후 조합원들이 추가적인 채무 추징까지 당하는 상황 역시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대주단과 조합원들에게 최소한의 배려는 할 거란 분석이다. 

낙찰 후에는 아파트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 기존 공정률은 52%이며, 시공단은 지금까지 약 1조7000억 원의 공사비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과 맺은 기존 계약의 총 공사비 3조2294억 원 중 남은 돈은 약 1조5000억 원이다. 

하지만 요새 원자재가, 인건비 등이 크게 올라 1조5000억 원으로는 부족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 장비와 인건비의 철수 및 재설치비용도 생각해야 한다"며 "잔여 공사비가 2조2500억 원 이상은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여기에 공사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유치권 행사 비용 등이 추가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 공사비도 더해 아파트를 완공하기까지 총 비용은 4조5000억~4조7000억 원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경매 낙찰가까지 더하면 총 6조8000억 원 수준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 외 홍보비 등 부대비용은 그리 크지 않다"며 "아마 전부 더해도 7조 원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매출이 13조1000억 원이므로 시공단에게는 6조 원이 넘는 이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기존 계약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이익보다 훨씬 더 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는 마진율을 5% 가량으로 설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둔촌주공 시공단은 처음에 이익을 1600억 원 정도로 잡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때문에 기존 계약대로 공사할 경우 시공단은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조합이 먼저 "기존 계약이 무효"라고 외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울고 싶은 데 뺨 때려준 격"이라고 평했다. 

공사 중단 뒤 시공단은 조합보다 훨씬 더 냉랭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 달여 동안 협상조차 거부하다가 서울시가 중재하고 나서야 한 번 마주앉았을 뿐이다. 그나마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고는 금방 끝났다. 

서울시가 내놓은 중재안에 대해서도 대부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조합과 달리 시공단은 거부했다. 

냉랭한 태도의 이면에는 "현 상황이 결코 나쁘지 않다. 이익은 경매 강행이 제일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단이 당장 경매를 실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경매까지도 염두에 둔 채 양보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마 조합이 백기를 들기 전에는 공사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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