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모로코 대사관저에 무궁화를 심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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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대사관저에 무궁화를 심은 까닭

김당
기사승인 : 2022-06-03 16:04:43
Why was Mugunghwa planted in the residence of the Moroccan embassy?
모로코 6·25 참전용사 2인 전사자 확인…수교 전에 '피를 나눈 혈맹'
'숨은 영웅' 카두르와 줄리앙…식민지 시절 프랑스군으로 참전해 전사
2일 저녁 서울 이태원의 언덕길에 자리잡은 주한모코로왕국 대사관저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 샤픽 하샤리(Chafik RACHADI) 주한 모로코대사가 2일 저녁 서울 한남동의 이슬람 중앙사원이 보이는 대사관저 앞마당에 산림청 관계자들과 함께 무궁화를 심고, 두 나무에 6·25 한국전 참전 전사자를 기리는 군번줄 목걸이를 걸고 있다. [김당]

산림청이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국내 주재 외국 대사관과 관저에 무궁화 심기를 추진하는데 그 첫번째 행사로 주한 모로코 대사관저에 무궁화 두 그루를 심은 것이다.

샤픽 하샤리(Chafik RACHADI) 주한 모로코대사는 이날 서울 한남동의 이슬람 중앙사원이 보이는 대사관저 앞마당에 산림청 관계자들과 함께 무궁화를 심고, 두 나무에 6·25 한국전 참전 전사자를 기리는 군번줄 목걸이를 걸었다.

모로코 국적의 참전 용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 공식 확인된 것은 지난해 12월. 정기용 주모로코 한국대사는 6·25전쟁에 프랑스군 소속으로 참전했다가 전사해 부산 유엔군 묘지에 묻혀 있는 모로코인 전사자 2명을 찾아냈다.

이들은 1951년 3월 5일과 1953년 7월 4일에 각각 사망한 라스리 모하메드 벤 카두르와 지앙 줄리앙. 카두르는 '문치(Munchi)', 줄리앙은 '나대리(Nadae-Ri)'에서 각각 전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모로코는 6·25전쟁 공식 참전국이 아니지만, 이들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프랑스군 소속으로 참전했다. 프랑스군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군인은 약 3500명.

이날 행사에서 "모로코의 '숨은 영웅', 라스리 모하메드 벤 카두르와 지안 줄리앙"에 대해 발표한 박영민 교수(대진대)에 따르면, 두 사람은 미 23연대 프랑스 대대 병사로 전투에 참가했다.

프랑스군 대대는 1951년 2월 중공군 춘계대공세 당시 '라운드 업 작전(Operation of Round Up)'으로 유명한 '지평리 전투'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후에는 치악산 인근에서 전개된 '킬러 작전(Operation of Killer)'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맡았다.

프랑스군은 1952년 10월부터 1953년 7월까지 벌어진 중부전선 고지전, '화살머리고지 전투(Arrow Head)'와 '파일 드라이버 작전(Operation of Pile Diver)'인 '철의 삼각지대 전투(Iron Triangle)' 등에서도 용맹함을 과시했다.

▲ 정기용(위 왼쪽사진 오른쪽) 주모로코 대사가 지난해 12월 19일 모로코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모로코 6·25 참전용사 사진전'에서 모로코 외교재단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정 대사는 부산 유엔군 묘지에 묻힌 프랑스군 모로코인 라스리 모하메드 벤 카두르와 지안 줄리앙(위 오른쪽)의 신원을 확인해 참전용사 사진전(맨위)을 개최했다. [주모로코 한국대사관 제공 및 동영상 캡처]

박 교수에 따르면 프랑스 대대에는 모로코 출신뿐만 아니라 한국 출신 자원병 24명도 함께 전투에 참가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프랑스 대대의 전투 참가 상황에 비추어 카두르는 '1037고지 전투'(1951. 3. 2~6), 줄리앙은 '철의 삼각지대 전투'에 참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박 교수는 카두르의 전사 장소인 '문치'는 현재 행정구역인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화암리 문치재로 판단했다. 하지만 줄리앙의 전사 장소 '나대리'는 현재 행정구역상 확인이 안돼 고지전 중에 부상을 입어 후송 과정이나 후방 작전 중에 전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샤픽 하샤리 대사는 "한국과 모로코는 올해로 수교 60주년을 맞이했지만 실제로는 정식 수교보다 10여년 앞서 이미 피를 나눈 혈맹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면서 이에 두 사람의 숨은 영웅을 기리기 위해 기꺼이 관저에 무궁화를 심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국과 모로코는 1962년 7월 외교관계를 처음 수립해 그해 9월 한국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먼저 모로코에 상주 대사관을 열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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