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러시아 제재가 우크라 사태 해결책일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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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러시아 제재가 우크라 사태 해결책일 수 없는 이유

UPI뉴스
기사승인 : 2022-03-05 10:03:27
러 은행 스위프트 제외 등 러시아 제재 영향력 크지만
러시아 부도 가능성에 제재 수위 마냥 올릴 수 없어
정치적 타협 통해 해법 찾게 될 것…해결 빨라질 수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나고 열흘 정도 지났다. 그동안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방안이 쏟아져 나왔다.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것도 있지만, 선언적인 수준에 그친 것도 있다. 제재 방안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느냐는 제재 내용과 함께 제재를 하려는 국가들의 의지에 달려있다. 압박 수단을 만들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으면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제재수단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건 러시아 은행 7곳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다. 스위프트에 세계 1만1000개 금융기관이 들어가 있는 만큼 러시아 은행이 제외될 경우 기업의 대외 결제가 막히는 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침공이 있던 날 달러당 75루블에서 84루블로 올랐던 러시아 루블화가 스위프트 제외 검토가 나온 날에는 110루블로 급등했다. 전쟁보다 제재가 통화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문제는 해당 방안을 빈번하게 사용할 경우다. 스위프트 체제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 일이 있을 때마다 해당국을 결제시스템에서 제외하면 서구 선진국을 제외한 많은 나라들은 우리도 언제든지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된다.

그러면 자구책을 강구하게 될 텐데, 스위프트 이외 다른 결제통신에 동시에 가입하는 게 그 방법이다. 현재 국제적으로 스위프트 이외에 독일과 스위스 등 외국 은행 23곳이 참여하는 독자 금융결제망(SPFS)이 있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결제망도 있고, 중국 역시 위안화 국제지불시스템(CIPS)을 보유하고 있다. 중동지역 국가들이 모여 있는 결제망도 존재한다. 다른 곳에도 가입하는 금융기관이 많아질수록 스위프트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많이 얘기되고 있는 게 러시아 국가 부도 가능성이다. 러시아 외환보유고 중 해외에 있는 4000억 달러에 대해 서방 국가가 인출을 중지할 경우, 러시아에서 국가 부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러시아 역시 부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998년에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지불유예)를 선언한 적이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로 달러 부족이 심화된데다 유가마저 떨어져 국채 원리금을 지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태가 나고 두 달 뒤 미국에서 롱텀캐피탈이라는 거대 헤지펀드가 파산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모여 만든 회사로, 보유하고 있던 러시아 채권 때문에 탈이 난 것이다. 연준이 긴급조치로 겨우 사태를 진정시켰지만 일개 헤지펀드를 위해 금리를 내렸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지금 러시아 경제는 2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러시아 국가 부도는 서구 금융기관에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는 만큼 제재 수위를 마냥 올릴 수 없다. 

지금까지 나온 러시아 제재 방안을 꼼꼼히 뜯어보면 서방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위를 조절한 흔적이 많이 발견된다. 그런 만큼 제재를 통한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효과가 떨어지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 주고 받는 정치적 타협을 통해 결론이 날 것 같은데, 해결 시점이 생각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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