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전쟁이 늘 경제를 망치는 건 아니다… 우크라 전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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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전쟁이 늘 경제를 망치는 건 아니다… 우크라 전쟁은?  

UPI뉴스
기사승인 : 2022-02-26 09:27:03
베트남전, 4차 중동전은 심각한 영향 끼쳤지만
2003년 미국 아프간,이라크 침공은 긍정적 효과
우크라 사태는 큰 영향 없었던 걸프전과 유사할 듯
경제 측면에서 보면 전쟁은 세 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당사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형태이다. 두 번째는 관심은 많이 끌었지만 실제 영향은 거의 없는 경우이며, 마지막은 시종일관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경우다. 

베트남전과 1973년에 일어난 4차 중동전이 첫 번째 사례에 해당한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허우적대는 동안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늘어난 전쟁 비용 때문에 닉슨 행정부는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는 태환조치를 중단했다. 

그러고도 달러의 위상 하락을 막지 못해 결국 달러가 아닌 스위스프랑화로 표시된 국채를 발행했다. 달러화로 발행된 미국 국채를 인수해줄 해외 기관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일본과 독일이 바짝 쫓아왔고, 미국이 다시 경쟁력을 회복할 때까지 15년이 걸렸다. 

중동전은 오일쇼크를 낳았다. 국제 유가가 1년 사이에 네 배나 뛰고, 다른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하자 세계가 인플레 공포에 휩싸였다. 결국 1980년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리는 극한 처방을 내놓은 후에야 안정을 찾았지만 1970년대 10년은 인플레에 의해 지배됐다. 

관심을 끌었지만 큰 영향을 남기지 못한 사례는 1991년 1차 걸프전이 대표적이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시작됐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연합국이 형성되는 등 전세계가 떠들썩했다. 장대한 시작과 달리 전쟁은 뚜렷한 승자조차 가리지 못한 채 한달 만에 흐지부지 끝나 버렸고, 유가와 주식시장은 전쟁이 나기 전에 이미 정상이 됐다. 

2003년 미국의 아프간과 이라크 침공은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경우다.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한 날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전쟁이 끝나고 4년이 지난 2007년까지 상승이 이어졌다. 전쟁기간 미국 국민 사이에서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소비 운동이 일어났다. 여기에 중앙은행의 저금리정책이 겹치면서 경제가 3년 넘는 호황을 기록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어떤 경우에 해당할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전쟁 전에는 관심을 끌었지만 큰 영향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지는 두 번째 경우가 아닐까 싶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경제의 변방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한쪽 구석에서 둘이서 싸우고 난리를 쳐도 관심을 끌긴 힘들다. 

석유와 천연가스 시장에서 러시아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 때문에 부작용을 우려하지만 걱정할 일이 아니다. 누구도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줄어드는 걸 원하지 않는다. 수요 쪽에서는 가뜩이나 높은 유가가 더 오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공급자인 러시아는 수익원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석유 수급에 영향을 주는 일은 가능한 한 피하려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가를 올리기 어려운 이유다.

미국이 전쟁의 직접 당사국이 아닌 것도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부분이다. 미국이 참전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국제 뉴스에서 거론되는 양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많은 뉴스가 미국에서 생산돼 세계로 퍼지기 때문인데, 관심에서 멀어지면 경제적인 영향력도 줄어들게 된다. 

'CNN효과'라는 것이 있다. TV를 통해 눈 앞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 걸 보면 그 사건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끼는 현상이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가끔 뉴스에서 멀어질 필요가 있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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