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코로나 환자 받아야 하나" 동네 병·의원, 방역체계 전환에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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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받아야 하나" 동네 병·의원, 방역체계 전환에 '난색'

조성아
기사승인 : 2022-01-27 14:28:41
동네 병원들 대부분 '오미크론 방역체계' 대응방침 몰라
일반환자와 동선 분리 어려워…"기저질환자 위험도 문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27일 1만4518명까지 치솟았다. 민간 전문가 사이에선 3월 20만~30만 명까지 폭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방역체계 전반에 대한 대대적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그 일환으로 설 직후인 2월3일부터 '오미크론 방역체계'를 전국으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 계획과는 달리 그 구심점이 될 동네 병·의원들은 아직 '무방비' 상태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내과 김 모(50대) 원장은 곧 실시될 '오미크론 방역체계'에 대해 "어떻게 하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직 정부에서 아무런 지침이나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내과 병원. 공간이 협소해 코로나 환자 방문 시 동선 분리가 힘들어 보인다. [김해욱 기자]

달라지는 '오미크론 방역체계'에선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코로나 검사를 받게 된다. 경증·무증상자에게만 해당된다. 60세 이상 고위험군은 기존처럼 선별진료소나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진단받는다. 그러나 모든 병·의원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청한 병·의원에서만 가능하다.

25~26일 직접 둘러본 병·의원들은 대부분 '오미크론 방역체계'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과·이비인후과 등 병원 20곳을 찾아가 봤으나, 그 중 17곳은 '오미크론 방역체계'의 구체적인 대응 방침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 "오미크론 유행에 대비한 방역의료체계 전환은 현재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는 방역당국과의 설명과는 확연한 온도차가 느껴졌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대다수 동네 병·의원 여건상 코로나 환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도 문제다. 코로나 환자 방문 시 동선을 분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동네 병·의원들의 참여가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다. 

서울 구로구의 한 소아과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 환자가 다녀가게 되면, 다른 환자들이 아무래도 거부감을 가질 것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노년층 환자 방문이 대다수인 서울 영등포구 병원 의사 박 모(60대) 씨는 "우리 병원 손님들 중에는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노인들이 많다"며 "이 좁은 병원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노인 환자들이 섞이면 전염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행여나 기저질환 있는 노인이 전염되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이 병원은 좁은 복도식 로비와 2개의 진료실, 주사실 그리고 창고가 전부다. 코로나 환자와 같은 공간에서 공기를 마시지 않도록 일반 환자와 코로나 환자의 동선을 나누기 힘든 상황이었다.  

서울 금천구 40대 이 모 의사는 "코로나 검사에 참여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일단 거절했다"며 "정부가 얼마나 보상해줄지 모르겠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찾아오는 병원이라고 소문나면 환자들이 좋아하겠나"라고 말했다. 50대 환자 정 모 씨는 "그렇게 바뀌면 동네 병원 가기가 좀 무서워질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많이 아픈 것 아니면 좀 참아봐야겠네"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미크론 방역체계'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의료수가 등 유인수단을 충분히 마련하고 희망병원을 모집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는 높은 참여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동네 병·의원에서 검사와 진단만 하게 될지, 재택치료도 하게 될지 여부도 오락가락이다. 혼란이 이어지자 방역당국은 "상세한 계획은 오는 28일에 발표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우려가 커지자 대한의사협회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동네 병·의원을 중심으로 재택치료와 진단검사,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신속항원검사, 재택치료자 모니터링 등 관련 세부 지침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라 현장에서 혼선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창훈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로 하루 수만 명씩 환자가 발생하면 거점병원에서 중증환자를 관리하고 동네 병원 등 1차 의료기관이 진료에 참여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일반 환자와 동선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마스크 착용 비롯한 개인 방역수칙도 중요하다. 그런데 1차 의료기관은 그간 코로나19 환자를 보지 않아 미숙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조성아·김해욱 기자 j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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